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6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은 가상현실(VR)이다. 올해 CES에는 지난해보다 77% 증가한 약 40개 업체가 VR관련 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VR은 몇 해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같은 기대가 현실화돼 올해 VR시장이 꽃을 피울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머리에 쓰고 3차원(D)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헤드셋이 올해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때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 HTC ‘바이브’ 헤드셋이 올해 소비자 판매를 시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증강현실(AR) 헤드셋 ‘홀로렌즈’도 기대주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3월 출시된다. 오큘러스는 페이스북이 2014년 23억달러에 인수하며 주목 받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사람이 생각을 공유하는 방법은 문자에서 사진과 동영상으로 발전했다. 그 다음은 분명히 3D 체험형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리프트 출시를 보도하며 “저커버그가 왜 23억달러나 주고 오큘러스를 인수했는지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HTC가 게임 업체 밸브(Valve)와 공동 개발한 헤드셋 바이브는 4월 출시된다. 지난해 6월 내놓은 1세대 바이브 개발자 키트를 개선한 2세대 모델이다. 2세대 모델은 디자인, 사용자 경험 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VR헤드셋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진보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게임이 헤드셋 수요가 가장 많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지트레이닝, 쇼핑, 교육, 의료 등에서도 헤드셋 이용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연동한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했다. 360도 파노라마 뷰와 96도 넓은 시야각을 지원해 마치 영상 속에 사용자가 들어와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줘 인기를 끌었다. 오큘러스, 소니, HTC 헤드셋은 기어VR보다 사용자 체험 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수스(ASUS)와 기가바이트도 독자적인 VR 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아수스 VR 헤드셋은 자사 내에서 직접 개발 중이며 기가바이트는 최근 중국 VR전문 업체인 3글래시즈(3Glasses)와 계약을 맺었다. ASUS는 VR 헤드셋을 게이밍 노트북과 함께 번들 형태로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HS는 2016년에 총 700만대 헤드셋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CES 주관기관인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2016년 VR헤드셋 판매는 120만대, 총 매출액은 5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VR 기기 판매 규모는 2016년 1400만대에서 연평균 30%가량 성장세를 기록해 2020년에는 380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합친 전체 VR시장은 2020년 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급확대에 걸림돌도 있다. VR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PC 등 고사양 주변기기가 필수적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엔비디아 지포스 970과 AMD 라데온290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최소가격이 300달러가량이다.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원이나 플레이스테이션4 가격과 맞먹는다.
사용자 멀미를 유발하는 화면지연 현상 해소도 관건이다. 보통 PC게임은 초당 30프레임이다. VR은 초당 90프레임을 처리해야 뇌는 실시간처럼 인식한다. 엔비디아 제이슨 폴 이사는 “VR은 기존 3D소프트웨어나 게임보다 7배 이상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요구한다”며 “VR을 실현하는 것은 복잡하고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