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 가입건수 10배 폭증

우체국 알뜰폰이 새해 초 이동통신시장을 강타했다. 기본요금 ‘0원’의 파격적인 요금제와 저렴한 무제한 요금제가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계 통신비 인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4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우체국 알뜰폰 가입 건수가 평소 대비 10배 이상 폭증했다.

우본 관계자는 “평소 하루 종일 판매해도 500건 남짓인데 오후 2시쯤 벌서 5000건을 넘어섰다”며 “업무 종료 시간까지 더하면 개통 건수는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체국 알뜰폰 가입이 크게 는 것은 주말에 발표한 새로운 요금제 덕분이다. 우본은 일요일 오전 새로운 요금제를 발표했다. 기본요금 0원에 매월 50분 음성통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알뜰폰 업체가 내놓은 ‘라이프폰’까지 이용하면 음성통화 50분 이내에서는 공짜통화가 가능한 것이다. 라이프폰은 저가형 폴더폰으로 약정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라이프폰을 기획한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수익악화 위험도 있지만 알뜰폰 활성화, 회사 인지도 제고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라이프폰을 출시했다”며 “전직원이 밥도 못 먹고 가입업무에 매달릴 정도로 주문이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3만9900원(부가세 제외)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 사용하고 데이터도 10기가바이트(GB)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 내놨다. 10GB를 초과하면 매일 2GB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비슷한 수준 이통사 요금제보다 2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과 주요 통신 커뮤니티는 들끓었다. 일요일과 월요일 하루 종일 주요 포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3~4위를 차지할 정도다. 일부 우체국에서는 열성 소비자가 줄을 서기도 했다.

더욱 의미가 큰 것은 단순히 새로운 요금제에만 가입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우체국을 방문한 소비자가 다른 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례도 많았다. 우본 관계자는 “새로 나온 0원 요금제 등이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는 다른 요금제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0원 요금제가 큰 홍보효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체국 알뜰폰 파격적 행보가 이통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관심을 모은다. 알뜰폰 업계 2위인 SK텔링크는 이날 가입비 1만6500원을 폐지했다. 중소기업 우대정책에 따라 SK텔링크는 우체국 판매를 하지 못한다. 우체국 알뜰폰이 인기를 끌자 대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알뜰폰이 전체 이통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한 이후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파격적인 상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경우 알뜰폰이 이통시장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는 우체국 알뜰폰은 오는 4월 1일 다음 요금제를 출시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