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칼럼] 다시 골목상권 노리는 네이버

[안병익 칼럼] 다시 골목상권 노리는 네이버

2003년 상생위해 부동산, 맛집 등 7개 분야 철수,

최근 부동산, 쇼핑 등 서비스 확장.

플랫폼 사업자로써 스타트업과 상생 해야...

네이버는 원룸 매물 정보만 따로 보여주는 부동산 서비스의 베타 버전을 7개월간 운영해오다 최근 정식 버전을 선보였다. 모바일 웹과 앱에서 네이버 지도 기반으로 원룸 매물 정보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뜨거워지자 상생차원에서 부동산, 윙스푼(맛집정보), 윙버스(여행정보), 네이버키친(요리), 네이버쿠폰(쿠폰), 워너비(패션), 네이버굿모닝(알람) 등 7개 서비스를 중단하는 큰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가 직접 키워온 사업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 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되어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네이버가 7개 분야의 사업을 철수 한 이후에 부동산, 맛집 등에서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 했다. 부동산 중개 앱 1위 `직방`을 서비스하는 채널브리즈는 누적 다운로드가 1000만을 넘었고 등록된 매물만 200만 건 이상이다. `직방`이외에도 `다방`, `콜방`, `두꺼비세상` 등 모바일 부동산 스타트업들이 대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맛집 정보 앱인 `식신`도 사용자 250만 명을 넘어 섰고 `망고플레이트`, `포잉`, `다이닝코드` 등도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의 공통점은 지난 2013년 8월 네이버가 철수한 `부동산`과 `맛집` 분야에 진출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네이버는 7개 서비스를 철수함으로써 약 1500억 원의 자체 매출을 잃었으나 벤처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고 생태계를 활성화 시킨 큰 역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일이 있은 이후부터 네이버는 기존의 기업경영 이념을 바꾸고 상생을 원칙으로 하며 아직 100%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중소기업, 골목상권 등과 함께 상생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그러던 네이버의 태도가 최근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로 성공을 거두고 후속 서비스로 대리기사 앱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에 대리기사 앱 서비스를 제공하던 `파파부`, `KITT`, `버튼대리" 등 스타트업들은 카카오의 대리기사 서비스 진출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카카오는 최근 제주감귤 유통플랫폼 서비스 인 ‘카카오파머’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주문하면 신선한 제주 감귤을 집으로 배달해준다. 3개월 동안의 한시적인 서비스라고 하나 카카오가 다른 신선 식품으로 영역을 확장을 안 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헬로네이처`, `배민프레시`, `무릉외갓집`, `언니네텃밭` 등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네이버도 ‘푸드윈도’를 시작하며 농•수•축산물과 수제 식품 등 전국 570여 개의 신선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많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서비스들은 아마도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분야의 것들일 것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O2O 사업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골목상권 침해 가능성이 점차 가중될 전망이다. .

지금의 네이버나 카카오가 준비하는 신규사업들은 사업 영역 확장에 가깝고 잘못하면 기존 스타트업들과 충돌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가 과거에 했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자로써 혁신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열고 수많은 중소 스타트업들과 상생•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대한민국의 인터넷 리더 기업으로서 중소 스타트업들을 이끌어 주기를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