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자동차는 첨단IT 기기로 거듭나고 있다. 그 결과 자동차 업체가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 등장하는 것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이번 ‘CES 2016’에는 자동차 관련 전시장과 참가업체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조연설자 명단에서 전자업계 인사는 없지만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두 명이다. 이제는 CES를 ‘Car Electronics Show’로 불러야 할 정도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 ‘CES 2016’은 현지시각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스페이스앳아리아 일대에서 개최된다.
CES에서 변화된 자동차 업계 위상은 기조연설자 명단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CES 기조연설자는 총 8명. 이 중에서 전자제품 제조업체 CEO는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자동차 업계에서는 헤르베르트 디이스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 CEO,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 2명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디이스 폭스바겐 CEO는 기조연설에서 자동차 시장을 이끌 전기 이동수단(electric mobility)을 주제로 발표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산업 시너지를 보여줄 폭스바겐의 전기차 콘셉트카도 공개한다. 인턴으로 시작해 회장까지 오른 메리 바라 GM 회장은 ‘이동수단의 재정의(Redefining Personal Mobility)’라는 주제로 연설하며 100% 순수 전기차 볼트(BOLT)를 공개한다.
CES 2016에는 기아자동차, 포드, 토요타,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 9개와 현대모비스, 콘티넨탈, 델파이 등 자동차 부품·전장 관련 업체 115개가 참석한다. 자동차 관련 전시장 규모도 CES 2015보다 25% 더 넓어진 1만8580㎡(약 5620평)에 달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퀄컴, 엔비디아 등 전자·IT 업체도 자동차 전자장치 기술을 선보인다.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CES 2016에서 가장 무게를 두는 분야는 ‘자율주행자동차’다. 올해 국산차 업체 최초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기아차는 쏘울EV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미래형 자율주행연계 운전석 등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국산 부품업체 최초로 CES에 참가하는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자율주행기술, 지능형 운전석, 미래 자동차 통신 기술 등을 전시한다.
미국 ‘빅3’ 포드는 5일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구글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 출범을 공표할 예정이다. 조인트 벤처는 오는 2020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를 개발, 일반도로에서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CES 2015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한다. 아우디는 양산형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A8’ 차량을 공개한다.
‘테슬라 저격수’로 불리는 미스테리 업체 ‘패러데이 퓨처’는 이번 CES에서 전기차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반도체 업체 퀄컴은 커넥티드카 기술과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등을 선보인다. 그래픽 기술 전문업체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기술을 전시한다. 콘티넨탈은 클라우드 데이터에 기반해 전방 도로 상태를 예측함으로써 안전성과 연료 효율성을 올리는 ‘e호라이즌’ 기술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제품과 기술력 전시보다는 관련 업체와의 협력관계 강화에 치중할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동석 부국장(팀장), 김승규 부장, 권건호 차장, 한주엽·류종은·박소라·서형석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