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플랫폼 전략

[기고]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플랫폼 전략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지금까지도 다른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성장 이면도 있다. 양극화로 인한 소외계층 증가 등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만들어 지원한다.

제도는 대부분 자격기준을 설정하고 기준에 해당하는 대상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적지 않은 사람이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이로 인한 문제점도 노출된다. 도움이 절실해도 자격요건을 조금 벗어나서 지원받지 못하는 사람이 생긴다. 이른바 비수급 빈곤층이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긴급복지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국가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이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남을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보완하고자 각종 봉사단체 등 민간영역에서 이들을 지원한다. 그러나 민간영역 지원도 기존 공공부조 수급자나 비수급 빈곤층 가운데 일부 사람에게만 집중된다. 자원배분 불균형이 있다. 그 이유는 비수급 빈곤층 지원이력은 물론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 정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지원받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누구보다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는 사람이 서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솔루션으로 플랫폼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유사한 플랫폼을 생활에서 접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사례로 스마트폰 앱 거래를 중개하는 애플 ‘앱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최근 고객과 근처 빈 택시를 연결해주는 ‘카카오택시’도 주목받는다.

사회보장 정보플랫폼은 하나의 장(場)으로써 복지 공급자와 수요자를 가상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게 한다. 서로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공유하도록 촉진하는 사회적 인프라다.

정보플랫폼 기본구조는 기존 상용 플랫폼과 유사하다. 플랫폼 위에서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사람과 지원 가능한 사람이 최적 조합으로 연결된다. 두 도메인을 표현하는 모델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게 필수다. 모델은 복지서비스 수요자와 그들이 가진 욕구, 그리고 복지자원 제공자와 그들이 지원 가능한 자원이 기본 요소로 구성된다.

플랫폼에서 관리되는 주요 정보는 다음과 같다. 복지 수요자 측면에서는 ‘사각지대발굴시스템’에서 소득재산과 인적사항, 서비스 이력 등에 기반을 두고 발굴한 사람 정보가 축적된다. 사회복지사, ‘129보건복지콜센터’, ‘복지로’ 포털, SNS 등에서 수집되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 정보도 등록된다. 여기에 그들이 최소 생활을 위해 필요한 건강, 일상생활유지, 고용 등 욕구 정보가 추가된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자원봉사센터, 의료기관, 자활기관, 기업사회공헌, 종교단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복지시설 등 기관정보가 있다. 또 개인이나 자영업자가 제공 가능한 현금, 물품, 일자리, 재능기부, 교육 등 정보가 포함된다.

수요자와 공급자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매칭시키는 것이다. 앞서 정의한 모델에 기반을 두고 수요자와 공급자가 최적으로 매칭돼야 한다.

이 같은 매칭작업에는 기존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수집된 원시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축적해 분석하는 어낼리틱스(big data analytics) 기술이 요긴하다. 병행할 것은 개인정보보호다. 이상적 플랫폼이 구축돼 다양한 정보가 모인다. 개인정보 유출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최신 보안기술 적용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사회보장 정보플랫폼으로 도움이 절실한 비수급 빈곤층에게 민간복지 자원이 연결되는 장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빈곤은 개인 문제를 넘어 사회구성원이 함께 짊어져야할 문제다. 이 공감대에 바탕을 두고 많은 국민이 나눔실천에 동참하면 진정한 선진 복지국가로 한걸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

지대범 사회보장정보원 정보이사 dbji@ss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