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효과 사라진 4분기 예견된 실적부진…중소형주·저평가주로 눈돌려야

8일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2015년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이번에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연간 사용한 판매관리비를 모두 반영하거나 충당금 설정 등의 회계처리로 인해 3분기에 비해 이익이 줄어드는 시기다.

코스피200 영업이익 흐름
 <자료:와이즈FN, LIG투자증권>
코스피200 영업이익 흐름 <자료:와이즈FN, LIG투자증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2001년 이후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개선됐던 적은 한차례도 없었다. 1월 들어 연간 실적 추정치가 급하게 하향조정되는 모습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투자자들도 4분기 실적 악화는 경험적으로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2014년의 경우 4분기 실적이 3분기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 이는 급격하게 진행된 원화 약세 영향이 컸다. 2015년은 이와 반대로 3분기에 이미 환율효과가 반영돼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4분기에는 안정세로 돌아섰다.

3분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자료:에프앤가이드, LIG투자증권>
3분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자료:에프앤가이드, LIG투자증권>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장사들도 지난 3분기 환율 영향으로 예상치 못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실적을 견인한 재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세계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져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 실적 전망도 어둡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3분기 7조4000억원 대비 10% 이상 줄어든 6조50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3분기 51조7000억원에서 2조원 이상 증가한 54조원대를 예상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는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매출액 증가폭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되며 디스플레이는 연말 재고조정 영향으로 OLED와 LCD 가동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고 LCD는 가격 약세가 지속돼 전사 영업이익 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스마트폰은 이익이 줄고 TV는 연말 성수기에 판매량이 양호했으며, 가전 또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양호해 전사 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투자전문가들은 부진한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권고한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계절적으로 1분기에 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한다”며 “연초 새로운 정책이 나오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연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 역시 대형주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염 연구원은 “시가총액 중소형주 가운데 4분기 매출이 개선되고 평가가치가 낮은 종목이 어닝쇼크를 이겨낼 수 있고 높은 수익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