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중국 베이징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세계로봇콘퍼런스(WRC 2015)를 다녀왔다. 전시회, 학술포럼, 경진대회로 구성된 이 행사는 중국 정부 의지를 담았다. 대독한 시진핑과 리커창 축사로부터 미래 산업으로서 로봇산업을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중국 로봇산업 발전은 놀랄만하다. 세계로봇연맹(IFR) 통계에 의하면 2014년 전 세계 산업용로봇 매출 25%(약 11조원)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성장세는 무려 연 55%에 달한다. 3년 전만 해도 산업용로봇 자국 공급은 거의 없었다. 2014년에는 신쑹(新松)로봇자동화 등 자국 로봇업체 공급이 거의 30%에 달한다. 중국정부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따라 전 제조업을 산업용로봇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다. 중국 임금 상승에 의한 제조업 경쟁력 하락을 로봇 혁신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중국 청년들의 창업 도전정신과 자신감이다. 청년창업세션은 홀을 가득 채운 젊은이 열기로 가득했다. 주제발표 및 토론자로 나온 나인봇 공동설립자인 왕예, AheadX 설립자인 리쇼위, YunMake CEO인 츄이우 등은 모두 30대 젊은이였다. 기술창업 확신과 열정이 가득했다. 마치 우리나라 70년대 ‘하면 된다’는 사회적 자신감을 보는 듯했다.
중국최고 갑부로 기록된 알리바바 마윈,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 리옌훙, 스마트폰으로 삼성과 경쟁 중인 샤오미 레이준, 온라인 쇼핑몰 징동의 류창둥, 드론으로 유명한 DJI 프랭크왕 등은 이들 롤 모델이다. 성공한 창업가를 보면서 지금 중국 젊은이들은 기술창업으로 꿈을 실현하겠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뜨겁다.
중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청년 일자리가 충분치 못하다. 중국 정부는 청년에게 실질적 동기부여가 되는 과감한 청년창업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대학에서 학생이 창업하면 수익 전부를 학생이 가지도록 하는 곳이 많다. 지원은 하되 성공하면 수익 전부를 학생이 갖게 해 확실하게 동기부여를 한다.
이대로 가면 몇 년 내 중국 로봇기술이 우리를 능가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 주변을 둘러봐도 앞으로 더 나아질 것 같은 밝은 미래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잘못하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추락할 것만 같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겐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잘 교육된 사람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신바람 나게 열심히 일할 사람이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전체가 공감하는 산업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청년에게 실질적 동기부여가 되는 청년 기술창업 지원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여!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절망하지 말고, 기술창업에 도전하라. 로봇산업의 큰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로봇산업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수많은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그 중 작은 것 하나를 택해 지금 도전해 보라. 우리 옆에는 14억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여러분이 오길 기다린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한중 FTA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강철구 건국대 교수 cgkang@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