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드론을 만든다.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6일(현지시각)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해 연말 드론 사업 진출을 위해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TF장은 부사장급이 맡았다. TF 구성원은 15명 안팎이다. TF는 드론 시장·규제·기술·적용 영역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모터 제어, 센서, 기기 간 통신 기술을 가진 일부 글로벌 기업과도 부품·기술 공급을 협의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안은 무선사업부가 보유한 본질적 역량인 ‘통신 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부품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부사장급으로 드론 TF를 구성했다는 것은 관련 시장 진출을 굉장히 무게감 있게 검토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LTE 기술이 접목된 자율비행 드론은 자율주행차와 기술 기반이 같으므로 전장 사업 진출을 결심한 삼성 최고위층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드론 업체 타이틀은 현재 중국 DJI가 쥐고 있으나 초기 시장이어서 향후 충분히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삼성은 판단한다. 롱텀에벌루션(LTE) 통신 기술을 접목하면 일반 소비자 시장 외 미래에 펼쳐질 상업용 자율비행 드론 시장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생각이다.
미국 온라인쇼핑 업체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라는 이름으로 무인 드론 배송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월마트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한다. 구글은 2017년 무인 드론 기술 기반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에 이어 삼성의 새로운 매출 동력원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미국 방위시장 조사업체 틸 그룹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은 2020년 13조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상업용 민간 드론 시장이 연평균 35%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드론은 CES 전시회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올해 CES서 드론 관련 전시 면적은 2322㎡로 전년 대비 200% 늘었고 전시 업체도 작년 16개에서 올해 27개로 확대됐다. 중국 DJI와 유닉, 미국 호비코, 프랑스 스쿼드론시스템 등이 주요 전시 업체였다.
부품 업계도 드론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퀄컴은 LTE 통신 기능을 접목한 드론 개발 플랫폼 ‘스냅드래곤 플라이트’를 적극 알렸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CES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텐센트와 제로테크가 퀄컴 스냅드래곤 플라이트 플랫폼을 채택한 상업용 드론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터, 센서, 통신 분야 칩 역량을 보유한 NXP도 드론용 부품과 기술을 주요 업체에 공급 중이다.
인텔은 사물인지 능력을 갖춘 리얼센스 솔루션을 밀고 있다. 유닉은 인텔 리얼센스 기술을 탑재한 타이푼 H를 CES서 공개했다. 리얼센스 기술을 탑재한 타이푼 H는 충돌 방지 기능을 탑재했다. 어센딩테크놀로지도 인텔 칩과 리얼센스 기술이 접목된 신형 드론 AseTec 네오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닉은 인텔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이다. 어센딩테크놀로지는 인텔이 인수했다. 가능성을 크게 봤기 때문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CES 특별취재팀
김동석 부국장(팀장), 김승규 부장, 권건호 차장, 한주엽·류종은·박소라·서형석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