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조만간 외화 부족 사태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화를 보유한 나라다.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외화 보유액은 3조3300억달러(약 3994조3350억원)를 기록했다. 세계 2대 외화 보유국인 일본의 3배에 달하는 액수지만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 이상 줄었다. 2014년 6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600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외환 보유액이 위안화 절하와 자금 유출에 대응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금처럼 단기 환율 안정을 위해 미국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면서 자본 시장 개입을 지속하는 한편 자본 계정 개방을 가속화한다는 가정 하에서다.
장밍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고정환율제 국가는 광의통화(M2) 최고 20%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4조2600억달러”라고 강조했다. 이론적으로 1조달러가량 모자란 수치다.
저우하오 싱가포르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으로는 중국이 외화 보유액을 걱정할 필요 없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한 것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한때 바닥이 안 보이던 통화 방어용 실탄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조5000억달러까지는 안정적이지만 외화 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시장이 공황 상태가 될 것”이라며 “현재 중국 외화 보유액이 유동성이 어느 정도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리제 중국 중앙재경 연구센터장도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외화 보유액이 늘어날 때는 어떻게 관리하고 통화를 다변화하느냐가 우선 과제였다”면서 “최근처럼 위안화 절하 압력 커지고 당국이 급격한 위안화 절하를 막으려면 외화 보유액이 상당히 소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