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ICT 전담팀’(이하 전담팀)이 퀄컴, 오라클 사건 처리에 역량을 집중한다. 두 사건을 매끄럽게 마무리하지 못하면 전담팀 운영 지속과 글로벌 ICT 기업 감시 강화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10일 공정위 관계자는 “전담팀은 퀄컴, 오라클 사건 처리에 집중한다”며 “전담팀 운영을 지속할지 여부 등은 두 사건을 마무리한 후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당초 전담팀은 퀄컴, 오라클 외 추가로 1~2개 사건을 검토했다. 하지만 퀄컴과 오라클이 본사 차원에서 공정위 판단에 적극 이의를 제기해 사안이 복잡·장기화하면서 다른 사건까지 맡을 여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퀄컴, 오라클 사건이 상반기 마무리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공정위 판단이 향후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두 기업이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처리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공정위는 퀄컴의 독점력 있는 특허권 행사를 바탕으로 한 시장 경쟁 제한과 오라클의 불공정한 유지보수 계약 조건을 혐의로 잡았다. 공정위 결정은 과징금 부과 여부를 떠나 두 기업 사업 정책 자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퀄컴과 오라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공정위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면 글로벌 ICT 기업 감시는 한층 탄력을 받는다. 전담팀 운영 지속과 조직 강화도 기대된다. 반면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 감시 활동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담팀이 1년 동안 퀄컴과 오라클 사건에만 매달렸음에도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 했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다.
공정위 관계자는 “퀄컴은 공정위가 보낸 심사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퀄컴이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로 한 만큼 결론을 내기까지 몇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