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떨어져도…설비 증설 활발한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계속 떨어지지만 중국발 생산설비 증설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중국 공장 설비 증설을 시작한다. BOE, 차이나스타, 티안마, CEC-판다 등 현지 주요 패널 제조사도 8세대, 10.5세대, 11세대에 걸쳐 LCD 설비 증설을 준비 중이다. LCD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조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LCD 설비 투자는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CD 공장 생산능력을 현재 월 9만장에서 올 연말까지 월 12만장 수준으로 늘린다. LCD 공급이 과잉이지만 생산법인 설립 시 현지 정부와 맺은 계약 상 설비 투자를 미룰 수 없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중국 패널 제조사가 계속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어 수요·공급 차이가 10%를 넘어 올해 12~13% 수준이 될 것 같다”며 “광저우 공장을 중심으로 올해 LCD 설비를 투자해 OLED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도 LCD까지 모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8세대 쑤저우 공장 증설을 마쳤다. 2014년 하반기 기준 월 5만5000장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나 이번 증설로 월 12만장에서 최대 13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지 패널 제조사 LCD 설비 증설도 여전히 활발하다. 각 지방정부와 협력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어 국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투자금 압박이 덜하다.

이미 BOE가 10.5세대 투자를 집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허페이시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약 400억위안(약 7조원)을 투입해 2018년 하반기부터 월 9만장 규모 10.5세대 LCD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차이나스타(CSOT)도 BOE를 바짝 뒤쫓을 채비를 하고 있다. 11세대 투자를 위해 관련 후방기업과 활발히 접촉 중이다. 선전에 위치한 8세대 라인 T2는 기존 2만장 수준에서 올해 월 4만장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CEC-판다는 최근 8.6세대 LCD 공장을 셴양에 건설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HKC는 올해 충칭에 8.6세대 설비를 마련하고 내년부터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업계는 LCD 가격이 올 1분기 혹은 상반기까지 하락하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LCD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데다 중국 패널 제조사 물량이 올해는 물론이고 2017년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녹록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LCD용 박막트랜지스터(TFT) 생산능력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40% 성장해 2018년 35% 점유율로 세계 최대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화권 제조사도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투자를 늘렸고 4K, 8K 해상도 대형 LCD 생산에 관심을 갖는 등 고부가 제품 경쟁을 시작했다”며 “LCD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표. 평판패널디스플레이 생산능력 전망 (자료: IHS)

LCD 가격 떨어져도…설비 증설 활발한 중국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