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 구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국가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설비 생산 에너지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0년 신(新)기후체제가 다가오면서 국가 에너지믹스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눈에 띄는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성장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2014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우리나라 1차 에너지 대비 4.08%를 기록,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섰다. 국가통계로선 가장 최근치인 ‘2014년 신재생 보급통계’로 국가 에너지변환의 속을 들여다봤다.
‘2014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재생 설비가 생산한 에너지는 1153만7000toe(석유환산톤), 전력 생산량은 2만6882GWh에 달했다. 2013년과 비교할 때 에너지 생산은 16.8%, 전력은 25.4% 급증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는 우리나라 신재생 시설 보급 실적을 파악해 관련 기술개발과 보급 촉진을 위한 계획과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집계하는 국가 공식 데이터다. 일반적으로 한 해가 마무리된 후 각 지역과 사업자별 실적을 취합·검증하고 각 수치를 통합 정리, 실제 실적 발표에는 약 1년 시간차가 발생한다.
2014년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던 해다. 석유와 가스, 유연탄 등 국가적으로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를 의미하는 1차 에너지 사용에서 신재생 사용량 증가세가 가장 높았다. 1차 에너지 대비 생산량은 4.08%로 전년 3.52% 대비 0.56%P나 폭증했다. 전력 생산 비중도 높아졌다. 국가 총 발전량 대비 신재생 설비 발전량은 4.92%로 전년(3.95%) 대비 0.97%P나 늘었다.
2014년이 시기적으로 국가 전력수급 위기 이후 석탄화력과 LNG복합 등 대용량 발전소가 빠르게 늘어났던 때임을 감안하면 의미는 더 크다. 전반적인 발전시설 확대 분위기에서도 신재생에너지가 국가 에너지 믹스에서 확고한 영역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태양광·바이오·연료전지 증가세가 뚜렷했다. 원별 증가율을 보면 바이오 81.1%, 연료전지 62.9%, 태양광 58.9% 증가세를 보였다. 태양광은 지난 2013년 34만4451toe에서 2014년 54만7430toe로, 바이오는 155만8492toe에서 282만1996toe로 생산량이 늘었다. 전력생산 비중에서도 바이오는 8.6%에서 17.3%로, 태양광은 7.5%에서 9.5%로 늘었다.
바이오 부문 약진은 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관련 기존 발전설비에 바이오 연료를 섞어서 연소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혼합 연소기술이 발전하면서 목재팰릿과 하수슬러지를 석탄화력에서 함께 사용하는 사업자가 늘었으며 바이오 중유 등 신규 조사대상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태양광은 새롭게 설치된 시설이 많았다. 2014년 신규 태양광 설치용량은 926㎿로 원전 1기에 달했다. 연소가 아닌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유일하게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풍력은 에너지 생산량이 2013년보다 0.2% 줄었고, 해양에너지는 1.7% 늘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통 강자였던 수력발전 침체다. 계속되는 가뭄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2013년 89만2232toe에 달했던 생산량은 2014년 58만1186toe로 곤두박질 쳤다. 생산량 비중도 9%에서 5%로 떨어졌다. 강수량이 평년 대비 89%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수력발전 침체는 201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15년에도 주요 댐 수위가 바닥을 보일 정도로 가뭄이 극심했던 만큼 2014년보다 더 안 좋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총시설용량은 9182㎿로 원전 9기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중 새로 지어진 설비는 태양광 926㎿(72.3%), 폐기물 143㎿(11.2%), 풍력 59㎿ 등 총 1289㎿ 규모다.
태양광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전체 규모로 봤을 때 아직 폐기물과 바이오 연소 의존도가 높았다. 국가 신재생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와 바이오, 폐기물 등 연소에너지 사이의 균형이나 새로운 비중 조성이 필요하다.
2015년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서 기대해야 할 부분도 태양광, 풍력 부문 성장이다. 정부가 사업자 바이오 연료 혼소 및 폐기물 발전을 지양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그동안 풍력업계 발목을 잡던 환경규제도 2015년 풀렸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 권고에 따라 RPS 대상 사업자 사이에서도 바이오와 폐기물보다는 태양광, 풍력 쪽에 역량을 기울이려 하고 있다”며 “환경규제가 줄고 신재생+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인센티브 등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성과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