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카카오, 콘텐츠발 사업구조 개편 포석 놓다

[이슈분석]카카오, 콘텐츠발 사업구조 개편 포석 놓다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계기로 콘텐츠를 광고·게임과 동등한 사업부문으로 키운다. 음원뿐만 아니라 종합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 전체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1위 모바일 메신저와 음원 서비스업체 만남으로 국내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카카오 콘텐츠사업 부상

카카오 관계자는 11일 로엔 인수 발표 후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콘텐츠 부문이 매출 집계 항목에서 독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을 광고·게임처럼 주요 사업 플랫폼으로 격상시킬 전망이다. 그간 카카오는 매출을 광고 플랫폼, 게임 플랫폼, 기타로 나눴다. 기타 분야에 콘텐츠 매출을 포함시켰다. 로엔 인수로 콘텐츠 사업이 확대되면 매출을 기타 분야에서 분리한다.

두 회사는 콘텐츠 플랫폼 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낸다. 카카오톡 등 기존 플랫폼과 멜론 음악 서비스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사용자 분석을 활용한 큐레이션 서비스도 가능하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도 타진한다. 음악은 대표적 한류 콘텐츠다. 로엔은 지난해 12월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4위 ‘LeTV’와 사업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중국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시너지를 확대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음악은 뮤직비디오 등 다른 콘텐츠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분야”라며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 두 회사가 윈윈하는 시너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로 콘텐츠 분야에서 짧은 시간에 매출 증대를 꾀한다. 2800만명에 이르는 멜론 가입자를 활용하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기존 멜론 서비스 매출 외에 추가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 핵심 플랫폼인 카카오톡 메신저 해외 기반이 약한 것도 약점이다. 해외 경쟁력이 있는 한류 콘텐츠를 얻었지만 이를 실어 나르는 플랫폼은 글로벌화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플랫폼 시장 판도 바뀌나

최대 메신저와 음악서비스 결합으로 국내 콘텐츠 플랫폼 시장 변화가 불가피하다. 먼저 멜론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멜론은 이미 국내 음원 시장에서 점유율 50%가 넘는다. 여기에 국내 최대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이 더해지면 파급력이 증가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로엔이 카카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향후 카카오 음원 사업도 도맡을 것”이라며 “멜론이 유료 가입자를 늘리면서 2위권 업체 성장이 힘든 시기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하면서 또 다른 음원 사업자 벅스와 카카오 관계 변화가 주목된다. 두 회사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공동으로 ‘카카오뮤직’을 운영했다. 벅스와 경쟁하는 멜론 서비스가 카카오로 들어오면 벅스·카카오 협력 모델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성열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파트장은 “카카오뮤직에 관한 벅스와 카카오 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카카오뮤직은 소셜이 강화된 영역이고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멜론과 카카오·벅스 서비스 모델 지향점이 다른 만큼 차별화된 보완재로서 병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카카오 로엔 인수는 방송·연예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로엔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꾸준히 몸집을 불렸다. 지난 2013년 가수 아이유 등 스타를 보유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스타쉽은 지난해 5월 배우 이광수 등이 속한 킹콩 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어 로엔은 지난해 11월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 에이큐브도 사들였다.

카카오와 로엔 결합이 단순 음원을 넘어 국내 종합 콘텐츠 시장에서 돌풍 근원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로엔 입장에서는 3900만명이 보는 마케팅 채널이 생긴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수 시너지가 차차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