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코스닥 시장이 스무 돌을 맞는다. 1996년 7월 1일 문을 열었다. 사회적으로 보면 스무 살은 청년으로서 삶을 알리는 시기다.
사회적 관계에서 스무살은 법적, 사회적으로 성인이 됨을 의미한다. 세상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유아기를 지나 질풍노도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됐다.
코스닥도 사람 성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96년 7월 처음 시장이 문을 연 이후 시장은 불안했다. 굴곡도 여러 차례 겪었다. 시장이 만들어진지 1년 만에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을 신청했고 상장사들은 하나 둘 떠났다. 닷컴 열풍 때는 벤처 인증만 받아도 주가가 널뛰기를 했다. 인터넷전화(VoIP) 업체 새롬기술 주가는 1999년 8월 2575원에서 2000년 2월엔 30만8000원까지 올랐다. 120배 고공행진이었다.
닷컴버블은 금방 꺼졌다. 2008년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과 함께 금융시장이 요동 치고 환율이 가파르게 솟았다. 당시 환율파생상품 키코(KIKO)에 가입했던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닥 시장은 여러 부침을 겪으며 많은 상장사가 들고 났다. 하지만 20년 전과 비교하면 질적·양적으로 모두 성장했다. 설립 초기 341개이던 코스닥 상장사는 1091개사로 늘었다. 그중에는 외국기업 9곳도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포함하면 1150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실적은 주요 신시장 가운데 나스닥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성년기는 생명력이 분출하는 역동적 시기로 사회 생활을 주도하는 시기다. 성년을 맞는 코스닥시장에 신사업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상장사가 다수 등장하길 바란다. 어려움을 겪는 한국 경제에 희망과 역동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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