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세계 2위 LNG 수입국 지위와 트레이딩

‘의무인수계약(Take or Pay)’

구매자가 상품을 인도받지 않아도 사전에 약속된 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액화천연가스(LNG) 국제거래에선 일반화한 관행이다. 세계 2위 LNG 수입국인 우리나라로선 불합리한 조건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LNG는 다른 곳으로 물량을 돌릴 수 없는 도착지 제한 조건도 달려있다. 부담이다. 더구나 최근 LNG 발전소 가동이 줄면서 국가적으로 다 쓰지도 못하는 LNG에 대한 고정 비용만 내는 상황이라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문제 해결책으로 트레이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LNG 계약에서 도착지 제한을 없애 공급 과잉시 이를 다른 곳에 팔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2위 LNG 수입국으로서 정당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가스·발전업계 모두 큰 관심을 가진 사안이다.

업계는 정부 스탠스 변화가 우리 산업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바꾸고 가스 도입 채널을 다변화하는 등 거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민간기업 역할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부터 직접 가스를 수입하는 직수입 기대도 높다. 그동안 정부가 사업자 가스 직수입에 대해 신중했던 이유가 수급불균형 우려였고 트레이딩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정부는 관련 법령 수정과 가스요금 등을 이유로 가스 직수입에 여전히 조심스럽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직수입 가스에 대한 배관 사용 환경을 조금씩 개선하는 등 향후 도래할 시장변화에 조금씩 대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업계 바램처럼 가스 트레이딩 추진이 우리나라 가스산업에 새로운 변화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