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자동차산업 기술혁신과 함께 비즈니스모델 혁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전기 동력 자동차가 그린화 혁신을 가속한다.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커넥티드카가 스마트 혁신을 선도한다.
이런 가운데 융·복합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성장 동력이 태동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혁신 중심에는 제품 서비스화가 있다. 더 나아가 제조업의 서비스산업화가 있다. 제조업의 서비스산업화는 세계적 추세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앞 다퉈 우수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 서비스산업이 창출된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의 강력한 서비스 플랫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클라우드, 보안 기술 등 혁신 기술을 기반한다. 추세에 발맞춰 세계 자동차산업도 서비스산업화를 활발히 전개한다.
자동차산업의 전통 비즈니스모델은 완성차와 부품, 제조, 판매 등을 포함한 12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자동차산업은 정보통신, 에너지, 유통, 서비스, 콘텐츠 등 연관 산업 융합을 통한 서비스산업화가 진척되면 무궁무진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기존 제품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 ICT를 접목한 스마트카, 클라우드 기반의 위치·공간·교통 정보 서비스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콘텐츠·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광고, 보험, 차량관리, 진단·분석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 대규모 산업화가 가능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공유경제 서비스 회사 우버가 사업 개시 불과 5년도 안돼 기업가치 60조원으로 현대·기아차와 동일한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로 성장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혁신으로 미래의 세계 자동차산업 경쟁도 복합적 구도로 변화할 전망이다. 구글, 애플 등 세계적 ICT 기업이 경쟁적으로 자동차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3대 ICT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도 새로운 경쟁자가 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완성차 및 부품 중심의 기존 비즈니스모델이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서비스산업화에 따른 자동차 융합서비스 중심의 거대한 신 비즈니스모델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하는 기존 자동차 회사도 세계적 ICT 기업에 자동차산업의 신성장동동력인 자동차 융합서비스 산업을 선점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공세적 조치를 취한다. 최근 독일의 BMW, 다임러 벤츠, 아우디가 공동으로 세계 최고의 자동차 지도 서비스회사인 노키아 히어를 인수했다. 자동차 융합서비스 산업을 선점하려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바이두 등 세계적 ICT 기업의 시도를 차단하고 자신들이 주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BMW가 유럽 주요 도시의 주차장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스마트 주차서비스 등 O2O 기반의 자동차 융합서비스 사업을 준비하는 조치로 보인다.
자동차산업과 ICT산업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도 급성장하는 자동차 융합서비스 산업 경쟁력 확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민관 협력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비즈니스모델 개발,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 개발과 새로운 산업 생태계 육성, 정부 제도, R&D 및 정책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가 자동차산업 신성장동력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
주영섭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학협력위원장 ysj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