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무겁게 시작됐다.
지역을 가리지 않는 테러 위협과 난민 문제,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 중동 종교 갈등 등이 연일 헤드라인을 두드리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 들어 온지 오래되지 않은 ICT 덕분에 우리는 세계를 흔들고 있는 사건 사고나 창조의 순간 등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얻고 공유하며 활용하고 있다.
가치관의 혼돈 속에서도 ICT는 물과 공기처럼 개인, 국가, 지구적으로 없어서는 안되는 기본 인프라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요소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주요 국가들이 혁신 기반으로서 ICT 정책을 마련해 온 것도 바로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ICT에 기반한 정보혁명을 봉건제적 생산양식을 무너뜨린 산업혁명에 비유하기도 하고, 50년 주기 파동설에 맞춰보기도 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산업혁명 또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부른다.
기술의 융합에서 산업의 융합으로, 추격형 혁신에서 창조적 혁신으로, 산업에서 문화로…. ICT에 실려 온 무게는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다.
한·중·일만 보더라도 최근 ICT 정책의 궤는 매우 비슷하다. 한마디로 국가 혁신에 있어 ICT에 희망을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은 올해 새로 시작되는 5개년 계획에 ‘중국제조 2025’ ‘인터넷플러스(Internet+)’가 포함돼 정보소비 증진을 위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재(再)부흥전략 2015’ 속에 이노베이션 벤처 창출과 4차 산업혁명, ‘개혁2020 프로젝트’ 등에 ICT 진흥 및 활용전략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 ICT 기반의 혁신 모델을 세계에 전파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K-ICT전략, 초연결사회 논의 등과 비교해 볼 때 산업 중심 ICT 논의가 점차 사회적 논의로 확장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ICT 영역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ICT 인프라 보급에서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해 온 우리나라로서는 앞으로 ICT활용능력과 새로운 사회 구축 관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생각해 보자.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는 지구촌 난제들, 사회혁신을 위한 국가와 민간 역할, 그리고 ICT를 중심으로 융·복합 되는 기술 진화 방향으로 볼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러한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ICT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재접근을 제안하고 싶다. ICT 글로벌 리더십은 기술이나 산업적 관점뿐만 아니라 미래 국가 사회혁신의 관점에서 재해석돼야 한다.
미래 세상을 바꿀 기술은 너무 많지만 인간과 사회와 가장 가까이 있는 ICT 관점에서 세계를 조망하고 어떻게 우리 역량을 국제적으로 활용해 나가고 진정한 ICT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지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어 창조경제나 중소기업 지원정책, 인력선순환 정책과 인구정책, 그리고 사회시스템 선진화와 국제협력활동까지도 새로운 차원의 ICT 글로벌 리더십 좌표로 재무장할 수 있다고 본다.
미래사회를 그리며 ‘원숭이’ 해에 ‘사람’ 중심의 글로벌 리더십을 새롭게 구상해 봤으면 한다.
정성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의미래연구소장 jsykt@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