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 <51> 관대하게 환불해 줄수록 돈이 된다

▲오늘의 고민

온라인 아웃도어용품 판매회사 K사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그동안 고객만족을 위해 웬만한 환불요청은 다 받아주었는데, 최근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20년 동안 쓰던 텐트를 가져와서 바꿔달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K사는 결국 환불받는 조건을 엄격하게 만들었다. 그랬더니 소비자는 너무 야박하다며 투덜거린다. 고객들이 원하는 만큼 해주기도, 안 해주기도 애매한 환불,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 마케팅 석학 앤드류 피터센과 쿠마르 교수는 “관대한 환불정책이 결국 이득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대부분 기업은 보통 환불은 손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학자가 환불도 잘만 하면 오히려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피터센과 쿠마르도 그 중 하나다. 이들은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대형 리테일 회사를 대상으로 6년 동안 환불 정책을 연구했다. 그 결과 제품군이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환불 비율이 13% 정도일 때 수익이 가장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왜 환불이 매출에 도움이 될까. 우선 환불이 가능해지면 고객이 제품을 살 때 느끼는 리스크가 줄어든다. 고객은 제품을 사고 나서 마음이 바뀌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환불을 손쉽게 할 수 있으면 이런 리스크가 사라져 구매결정이 좀 더 쉬워진다. 두 번째로 만족스러운 환불 경험은 결국 재구매로 이어진다. 환불의 긍정적 효과는 결국 회사 판매 수익 증가로 되돌아온다.

100년 역사를 지닌 미국 의류·아웃도어용품 판매회사 엘엘빈은 ‘관대한 환불제도’로 유명하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세계 어디에서 주문하든 무기한·무조건으로 환불을 해준다. 어떠한 수수료 한 푼도 받지 않고, 상품을 구입할 때 금액 그대로 돌려준다. 웬만한 환불을 다 해주다 보니 실제로 사용한 지 20년이나 된 텐트를 새 제품으로 교환해준 적도 있다.

관대한 엘엘빈의 환불정책은 고객 만족을 이끌어냈다. 2013년, 프로스퍼 인사이트앤드애널리틱(Prosper Insights&Analytics) 리테일 부문에서 고객서비스 챔피언 2위에 올랐다. 또 다양한 환불 사례가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했다. 25년 된 부츠를 환불하는 등 말도 안 되는 환불 사례가 SNS로 퍼지면서 친절하다며 입소문이 난 것이다. 이 덕분에 매출은 꾸준히 상승해 2014년에는 순수익 16억달러(약 1조900억원)를 기록했다.

엘엘빈보다도 환불에 더 관대한 곳이 있다. 바로 멤버십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다. 온오프라인 어디에서 구매하든 고객이 원하면 모든 상품을 100% 환불해준다. 회원은 영수증을 제출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멤버십 카드가 있어 고객 구매내역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환불이 쉽다 보니 구입한 쌀을 반 포대나 먹고 환불하는 소비자도 있다.

관대한 환불 효과는 긍정적이다. 2012년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미국 내 메이저 리테일 회사 10개 중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세계 7억800만명 회원 중 91%가 매년 회원권을 다시 갱신할 정도로 고객 충성도도 탄탄했다. 환불을 경험한 소비자가 그 사례를 SNS에 적극 공유하면서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환불 부담 없는 고객이 마음 편히 돈을 쓰면서 코스트코는 2014년에도 1126억달러(약 133조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고객이 원한다고 다 해주기도, 안 해주기도 애매한 환불,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인가. 그렇다면 엘엘빈과 코스트코처럼 관대한 환불정책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통 크게 환불해 주는 만큼, 더 큰 수익이 찾아올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비즈킷 컨텐츠개발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