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업로드) 주파수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속도를 갑절 이상으로 높이는 ‘업링크 CA’가 오는 3월 상용화한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업링크 CA 상용화를 둘러싼 이동통신 3사 자존심 경쟁도 치열해졌다. 첫 지원 단말이 삼성전자 ‘갤럭시S7’일지 LG전자 ‘G5’일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13일 이동통신사업자는 광대역 주파수(20㎒ 폭)와 협대역 주파수(10㎒ 폭) 각각 1개씩을 묶어 최대속도 75Mbps를 내는 업링크 CA 테스트에 돌입했다. 롱텀에벌루션(LTE)에서는 상향 주파수 10㎒ 폭당 25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광대역과 협대역을 묶어 속도를 세 배로 높이는 게 이통사 목표다.
업링크 CA는 UCC, 개인방송, 대용량 콘텐츠 전송이 늘어나며 주목받고 있다. 재작년 국내 이통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지국 차원에서 준비는 지난해 말 대부분 마무리했지만 지원 단말이 없어 상용화가 미뤄졌다. 지난해 퀄컴이 스냅드래곤 820을 개발하면서 단말 출시가 가능해졌다. 스냅드래곤 820은 다운로드 600Mbps, 업로드 150Mbps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 요청으로 단말과 연동 테스트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상용화 제품은 아니지만 테스트용 단말 시제품이 이통사에 전달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LG유플러스와 KT 역시 상반기 내 상용화를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벌써부터 신경전도 치열하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가 가진 광대역 주파수는 상·하향 각각 20㎒씩 총 40㎒가 아닌 35㎒로 상향 15㎒는 자사의 20㎒보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SK텔레콤은 다운링크와 마찬가지로 통신 품질은 주파수나 이용자 수보다는 기술력에 좌우된다는 입장이다.
3밴드 LTE-A(3밴드 CA) 세계 최초 상용화 논란 이후 통신업계는 ‘세계 최초’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고 마케팅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업링크 CA 첫 상용화를 두고 이통사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단말이 처음 업링크 CA를 지원할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갤럭시S7은 내달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 후 3월 출시가 유력하다. 이통사 준비만 마무리된다면 3월부터 업링크 CA가 상용화될 수 있다.
LG전자도 MWC에서 G5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G4 출시(4월)보다 두 달 빨리 G5를 공개한다. 업계는 G5에도 스냅드래곤 820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퀄컴 텀블러 사이트에 따르면 LG전자 임원이 “퀄컴 스냅드래곤 820이 곧 우리 제품에 탑재되길 기대한다”고 밝혀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초 세계 최초 3밴드 LTE-A 상용화 때 첫 단말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S-LTE’였다. 이통사에 따르면 시제품이 나와 테스트를 먼저 진행한 것은 LG전자 ‘G플렉스2’다. 하지만 갤럭시노트4 S-LTE보다 8일 늦게 출시되며 첫 3밴드 LTE-A 스마트폰 타이틀을 놓쳤다.
◇용어 설명= 주파수 집성(Carrier Aggregation·CA)은 떨어져 있는 다른 대역 주파수를 묶어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LTE에서는 다운로드와 업로드 기준 10㎒ 폭당 각각 75Mbps, 25Mbps 속도가 나는데 주파수를 2개 묶으면 속도가 두 배, 3개 묶으면 세 배로 빨라진다. 파편화된 주파수 사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