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지하벙커 금융백업센터, KT위성센터에 들어선다

금융권 데이터 보안을 책임질 공동 백업센터가 충북 보은에 위치한 KT위성센터 부지에 들어선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공동 데이터 백업센터는 시중 15개 은행이 참여하며 충북 보은 KT위성센터 지하에 설립된다. KT위성센터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올 상반기 토지 매입과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공사에 착수한다. 내년 말 준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국내 첫 벙커형 공동 백업센터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3년 발표한 금융전산 보안 종합대책 일환이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와 15개 시중은행은 수도권을 제외한 140곳을 대상으로 부지를 물색, 지난해 12월 충북 보은에 위치한 KT위성센터 부지에 신축키로 의결했다. 20여개 금융기관 실무진으로 구성된 기술 태스크포스(TF)와 기획·예산 TF, 환경·건축·법률 등 분야별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자문위원단에서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앞서 2014년 8월부터 외부자문위원단은 2회에 걸쳐 관련 법률 및 주거환경 등을 검토하고 기술 TF는 여섯 차례 회의를 거쳐 공동 백업센터 기술부문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자문위원단 산하 부지선정위원회는 최종 우선협상 부지 후보로 충북 보은군 외에 경북 경산시, 조치원, 세종시 등을 선정했다. 최근 심의를 거쳐 재해 및 군사적 위협에 안전성이 높은 KT위성센터 부지를 낙점했다. 건설 비용 추정 및 설립 용역은 삼우건축이 맡았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관계자는 “서울 광화문에서 100~150㎞ 떨어진 곳 중 지진·홍수·쓰나미·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이 충북이었다”며 “그 중 보은군은 택지지구에 위치하지 않아 자연적, 지리적 환경이 더 유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규모는 최소 1만6500여㎡(5000평)에서 3만3000여㎡(1만평) 규모로 각종 테러와 자연 재해에 견딜 수 있는 지하벙커 형태로 건립된다.

지하벙커형 백업센터 건립은 국내 첫 시도다. 동굴이나 탄광 등 지하 데이터센터 구축은 물리적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조만간 KT와 부지매입 협상에 착수한다. 위성센터는 현재 가동되지 않는 유휴시설이라 부지 매입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와 센터를 가동할 통신시설과 도로, 전력, 수자원 등 인프라 구축 협의를 곧 시작한다.

협의회는 올 상반기까지 부지매입과 기본 인프라 설비 작업을 완료하고 하반기 공사에 착수한다.

벙커형 백업센터를 시공할 건축업체와 시스템통합(SI)업체 선정도 진행한다. 설계와 시공, 시행을 맡을 건축 컨소시엄과 통신, 공조시설, UPS 등을 맡을 SI컨소시엄 입찰을 하반기 진행한다.

운영비용은 1차로 참여한 15개 은행이 공동 부담하는 형태로 결론지었다. 이미 15개 은행에 참여 동의서를 받았다. 1차 15개 은행에 이어 2단계로 증권, 카드 보험 등 제2 금융권 참여도 하반기 추진한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최초 지하벙커 백업센터 구축사업은 우리나라 금융안전망을 구축하는 매우 중요한 기간사업”이라며 “벙커 등 특수건물을 개별 금융기관이 독자 구축하면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공동 구축으로 사회적 비용도 대폭 절감하고 국가 경제 신뢰도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공동백업센터 추진일지>


금융권 공동백업센터 추진일지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