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형 아이즈비전 대표는 독서광이다. 책에 미래가 있다고 확신한다. 모든 경영 밑바탕에 ‘책’이 깔려있다. 경영스타일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독서경영’이다. 그는 ‘체계적으로 독서하면 미래비전이 보인다’는 생각을 가졌다.
24년 전 아이즈비전에 영업이사로 입사하면서 5년 내 목표로 △파워 인맥 100명 △매주 독서 1권 △최고경영자(CEO)를 가슴에 품었다. 이통형 대표는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며 “그 배경에는 독서경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CEO가 되는 동시에 IMF라는 큰 위기를 맞았다. 위기를 돌파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독서가 답이었다. 사원을 대상으로 사내 ‘독서경진대회’를 열었다. 신규창업 제안제도도 시행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직원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고 사기도 올랐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적극 참여했고 이것이 회사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평소 직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빌게이츠 @ 생각의 속도’다. 빌게이츠 부모는 좋아하는 책을 무엇이든 사줬다고 한다. 빌게이츠는 책을 읽은 다음 그것을 종이 한 장에 낙서로 요약하는 습관이 있었다. 지금도 수백 장 스케치를 보관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빌게이츠의 독특한 독서습관이 그를 미국 최고 CEO이자 기부왕으로 만들었다고 봤다.
이 대표 독서습관은 빌게이츠 영향을 받았다. 20여년 전부터 독서 후 핵심키워드를 메모했다. 15년 전부터는 매주 월요일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직원들과 독서 토론회를 했다. 처음에는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독서를 했지만, 차츰 비즈니스 트렌드 변화를 읽어내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독서열은 마침내 회사 주력사업에까지 이어졌다. 무선호출에서 시작해 PC통신과 알뜰폰에 이르는 주력사업 변천사에 독서가 중요한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차기 비전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이 IoT 서적을 많이 읽는 것은 물론이다. 인문관련 서적도 많이 본다.
새해에도 이 대표 독서경영은 계속된다. 시무식 때 사내벤처 CEO 7명에게 ‘혼창동’ ‘목적이 이끄는 삶’ ‘이기는 습관’ ‘일본전산 이야기’ 등을 읽도록 권했다. 최근 회사를 방문한 협력사 대표에게 ‘어린왕자’ 신간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24주년을 맞은 아이즈비전이 성장해온 핵심 비결은 전 사원 독서문화에 있다”며 “2020년 IoT 강소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독서경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