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가 남긴 충격 파장이 엄청나다. 우리가 앞으로 먹고 살아야 할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차·자율주행차·드론·3D프린터·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가상현실 등 ICT 창조산업이 미국과 중국 잔치마당이 됐다. 우리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가 아니었다. 중국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2010년 “삼성 대표 상품이 10년 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던 이건희 회장 위기의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인당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무역 1조달러 시대가 5년 만에 막을 내렸다. 위기의 경고다. 잃어버린 20년의 악몽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20세기 아날로그 시대 제조왕국을 이룬 일본기업을 디지털 변화시대 융합기술문화로 추월하고 축배를 들었다. 그런데 창조시대에 들어와 중국기업에 앞자리를 뺏긴 원인은 무엇일까.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만나 “인터넷 중심 인터넷 사유(思惟)를 해야 한다. 인터넷 사유로 모든 산업을 대하고 이런 방법으로 기존 산업 고도화 발전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유란 인터넷 바다에서 구성 요소가 개방·평등·협력·상생 관계로 초연결 사회를 이뤄가는 새로운 생태계 변화에 적응해 지속 발전해 나가자는 것이다. 초연결사회가 성공하려면 인간존중에 바탕을 두고 개개인 창의성이 발휘되고, 열린 마음으로 융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필수다.
중국기업은 공유가치를 존중하는 정신문화와 개인과 자유를 중시하는 서구 시장주의를 절묘하게 결합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뤄 ICT 창조경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변화와 혁신의 성공은 조직원 태도에 달려 있다. 그 태도는 생각에 달려 있다.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은 조직문화다.
우리는 새마을 정신으로 신바람 나게 일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러나 경제발전에 걸맞은 정신문화를 정립하지 못하고 수직적 조직문화로 회귀, 위기에 빠졌다.
독수리가 40년이 되면 부리와 발톱을 깨고 새롭게 태어난다. 굳어진 조직문화 틀을 깨고 창조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시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신바람 DNA가 있다. 위기를 당하거나 훌륭한 리더를 만나면 신바람 DNA를 발현시켜 기적을 이룬다.
생생지락을 비전으로 신바람 DNA를 발현시켜 동양의 르네상스, 세계 기술강국을 이룬 세종의 수평적 리더십을 연구하면 위기돌파 길을 찾을 수 있다.
15세기에 노벨상이 있었다면 조선이 47%를 차지했을 것이다. 세종 시대에는 농업생산성 400% 기적과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인 ‘한글’ 등 반만년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창조경제를 이뤘다.
세종은 믿고 맡기고 나누고 돕고 소통하고 칭찬하며 ‘백성들에게 보탬이 되자’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루었다. 즐겁게 일하고 열정으로 몰입하고 삶의 가치를 느끼며 신바람 DNA를 발현하여 행복한 나라를 이뤘다.
위기는 기회다.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을 모으면 정신문화를 바로 세울 수 있다. 반만년 우리 핏줄 속에 DNA로 이어온 홍익인간 이념을 되살려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루고 신바람 DNA를 발현시켜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뤄야 한다.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기술경영솔루션센터장 wooksun@samsungfore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