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T맵’을 직접 운영한다. 플랫폼 사업을 한층 강화한다. T맵 택시까지 챙기면 택시전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100% 자회사인 SK플래닛 위치기반서비스(LBS) 사업부문을 분할 합병한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대표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SK텔레콤이 직접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합병기일은 4월 5일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BS 사업과 SK텔레콤 차세대 플랫폼을 결합해 고객 편의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T맵은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최장수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이용자도 1800만명으로 가장 많다. 월 800만명이 이용한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T전화를 타사 가입자에게도 개방하는 등 본격적인 플랫폼 사업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플랫폼 중요성을 강조해온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새해 신년사에서도 “통신 외에 차세대 플랫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외쳤다.
SK텔레콤은 지난 연말 100% 자회사인 SK플래닛 사업구조를 재편해 차세대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SK플래닛은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T맵과 T스토어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으나 결국 합병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이 직접 LBS사업을 챙기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기사를 인수한 카카오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아직까진 T맵 인기가 높지만 김기사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2011년 사업을 시작한 김기사는 1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카카오 인수 이후 몸집을 불렸다. 월 250만명이 사용한다. 여기에 지난 연말 네이버까지 가세하면서 내비게이션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더욱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산업 활성화를 위해 LBS 사업자 허가 조건을 크게 완화한 것도 기대감을 키운다.
LBS를 이용한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경쟁도 예상된다. 택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아직까진 카카오택시가 T맵택시를 크게 앞섰다. 카카오택시 누적 콜 수는 1월 6000만건을 넘었다. 하루 평균 호출 수가 60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2600만 이동통신 가입자를 가진 SK텔레콤이 T맵택시와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카카오택시가 카카오톡이라는 국민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면 T맵택시는 T맵과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며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 변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