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첨단 제조기술을 보유한 알짜사업장 해외 매각을 추진한다고 한다. 첨단제조기술은 첨단장비를 만드는 마더 머신(Mother Machine)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공작기계로 부른다. 또한, 이런 공작기계는 국가 해외유출방지기술로 관리가 된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이런 분야는 미국, 독일, 스위스가 세계 강자다. 최근에는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기술 특허 보유 수는 중국이 세계 1위로 첨단 장비분야에서도 중국이 조만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미·일 특허를 합친 것이 중국 보유특허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국가별 특허출원건수는 2015년 92만건으로 중국은 세계 1위를 하고 미국은 57만건, 일본 32만건, 한국은 21만건으로 세계 4위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양질의 일자리와 제조업 부활을 경제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선언한 후 강력한 제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영국은 HVM(High Value Manufacturing) 정책을 통해 제조업 부활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독일은 2020전략을 통하여 인더스트리 4.0을 실현하고 약점인 ICT를 제조업에 접목하는 세계 최고 제조강국 유지 정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이 직접, 제조3.0을 강조하고 정부에서 세계적 흐름을 잘 파악하고 추진하고 있음은 다행이다. 그러나 최근 딜로이트글로벌과 미국경쟁력위원회가 작성한 ‘글로벌 제조업경쟁력 지수 보고서’에서 충격적 전망이 나왔다. 2020년 인도가 제조업 경쟁력에서 한국을 제치고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5위가 될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우리 추진전략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막고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로 세계경기 침체를 슬기롭게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
수주가 많던 해양플랜트산업은 첨단생산제조 경험이 부족해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고 해양산업은 조선산업 호황기 영광이 있었음에도 해양플랜트 손실로 주력산업 체면을 깎았다. 그나마 공작기계 등 생산기계 산업은 세계경기 여파로 수주가 줄어들고 일본과 유럽의 높은 진입장벽에도 수출효자산업으로 자존심을 살려주는 다행스러운 토종산업이다. 이러한 주역의 기업이 현재 해외기업에 넘어가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어찌 한국 경제가 우려되지 않겠는가.
산업 허브가 되어왔던 영향력있는 기업이 해외에 이전된다면 우리 공작기계산업이 해체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외기업이 이와 같은 한국 굴지 기업 인수 시, 다른 사례를 통하여 잘 알 수 있듯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지고 있는 특허와 노하우를 타 기업에 팔아 이익을 추구할 것이다. 우리나라 타산업과 협력 기능 역할은 할 수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 60년 정밀공업을 한순간에 남에게 넘겨주는 우를 범하는 결과가 된다. 수백조원을 주어도 이러한 기업을 다시 살수도 만들 수도 없다.
중국은 세계의 지식국가로 비전을 선포하고 있고 미국과 영국은 포기하였던 제조업을 부활하는 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책에 반영하는 상황이다. 독일은 제조업 강국유지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양질의 기업이 해외로 이전되는 경우 우리나라 기계공학도가 한국에서 기술을 배우는 기회는 영원히 사라지고 연구원도 사라질 것이다. 벨류체인 간 먹이사슬도 사라져 모든 산업이 활력을 잃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국경제 핵심경쟁력인 제조분야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선위기를 직시하고 핵심적인 산업인프라가 통째로 사라지는 것을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
박종권 한국생산제조기술단체총연합회 추진위원장(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jkpark@kimm.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