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만 계속 써왔기 때문에 ‘쏠(Sol)’을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이 남달랐다. 아이폰이 담긴 조그만 상자와 비교하면 마치 알찬 선물박스를 받는 것처럼 쏠이 담긴 상자는 컸다. 박스 안에는 단말 외에도 외장 SD카드와 충전기, 외장형 배터리, 이어폰이 조그만 상자별로 나뉘어 담겨 있었다. 기본 스마트폰 케이스도 들어 있다.
쏠을 들어봤다. ‘가볍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쏠 무게는 134g이다. 183g인 루나나 170g이 넘는 아이폰6플러스, 갤럭시 노트5 등과 비교하면 묵직한 감이 덜하다. 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썼기 때문이다. 두께는 7.4㎜로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고 적당했다.
쏠은 윗면과 아랫면을 둥그스름하게 제작했다. 루나와는 모양새가 다르다. 상·하 스피커는 전면 디스플레이 위아래 둥그스름하게 휜 곳에 배치했다. 전면 카메라는 오른쪽 위에, 충전단자는 오른쪽 아랫면에, 이어폰 잭은 왼쪽 윗면에 달렸다. 왼쪽 옆면에 전원버튼과 유심 카드가, 오른쪽 옆면에는 볼륨 버튼이 자리한다.
쏠은 루나와 같은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바탕화면 해상도는 만족스러웠다. 왼쪽부터 멀티태스킹 버튼, 홈버튼, 뒤로가기 버튼이 있다. 화웨이 Y6와 흡사하다.
화면에는 통화, 주소록 같은 기본 앱 외에 T스토어, T맵, 시럽 월렛, 모바일 T월드 같은 SK텔레콤 관련 기본 앱이 설치돼 있다. 특히 T배경 셔플 기능은 매우 편리했다. 다양한 배경화면을 추천하고 자동으로 바꿔준다. 특히 설현 배경화면을 다수 배치한 것도 눈에 띄었다.
와이파이를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해봤다. 와이파이 캐치 속도는 빨랐다. 화면 넘김과 로드 속도가 현재 사용하는 아이폰6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여러 화면을 띄워놨을 때도 웹서핑에는 큰 무리 없었다.
SK텔레콤은 쏠이 게임이나 동영상, 음악 등 미디어 콘텐츠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상·하 두 개 스피커와 1만400㎃h 외장 배터리, JBL 이어폰, SD카드 액세서리를 별도로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클럭 스피드가 1.5㎓에 불과해(루나 2.5㎓) 대용량 미디어 콘텐츠 재생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신 게임을 구동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끊기지 않고 무난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반면에 ‘히트’ 같은 3D 게임을 구동하기에는 조금 버거워 보인다. 구동 시 다소 버벅거림이 느껴졌다. 상하 스피커에서 울리는 음향은 실내에서 소형 스피커로 써도 좋을 만큼 훌륭했다. 귀가 민감한 편이 아닌데도 JBL 이어폰의 소리 울림이 좋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카메라를 사용해봤다. 쏠은 후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화질은 요즘에 나오는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수동 모드에서 셔터스피드 등을 설정할 수도 있다.
쏠은 중저가폰으로도 충분한 사용자라면 사용하기에 무난한 제품이다. SK텔레콤은 쏠 예약가입자가 1만명으로 루나의 두 배라며 루나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이영호 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