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시안(Atlassian)은 기업이 애자일(Agile) 개발 방식을 구현하게끔 돕는 SW 개발업체다. SW 개발자나 관련 부서가 고객이다. 산업 분야는 상관없다. ‘지라’(Jira)와 ‘지라 애자일’(Jira Agile)이라는 제품이 대표적이다.
애자일은 문서작업이나 설계보다 프로그래밍에 집중하는 개발 방법론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개념이다. 정해진 계획만 따르기보다 개발 주기나 SW 개발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식이다. 고객에게 좀 더 빨리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고 고객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아틀라시안은 팀워크에 주목했다. 기업은 혼자가 아닌 팀으로 꾸려나간다는 판단에서다. 업무 효율·팀원 간 소통·협업 프로세스 개선으로 팀워크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메시징 기반 협업 앱 힙챗(HipChat), 코드 저장소 및 호스팅 사이트인 비트버켓(BitBuket) 모두 협업 최적화 솔루션이다.
포천 선정 100대 기업 중 85개 기업을 포함해 세계 5만개 넘는 기업이 아틀라시안 고객이다. 2002년 창업 이후 외부 돈을 쓰거나 벤처캐피털 도움 없이 창업 이후 10년 동안 수익을 내왔다.
지난해말에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주식 공모가격이 주당 21달러로 정해졌다. 아틀라시안이 당초 공모가 희망 범위를 16~18달러로 제시했다가 19~20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마저도 넘어섰다. 지난해 가장 성공한 기업공개(IPO)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얼어붙은 미국 IPO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고 포천은 평가했다.
아틀라시안은 IPO 이전부터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2년 호주에서 설립 때부터 꾸준히 수익을 내왔다. 2010년까지는 외부 자금조달도 하지 않았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2억1000만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기업가치를 33억달러(3조8247억원)로 평가받으면서 10억달러 이상 대형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대열에 올라섰다.
현재 아틀라시안에는 1400여명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본사는 호주 시드니에 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도쿄 등지에 6개 지사를 뒀다.
특이한 점은 세계 어느 곳에도 영업 인력이 없다. 현지에서 SW 개발 지원과 마케팅만 맡는다. 본사는 개발 허브다. 공동 창업자인 스콧 파퀴하르와 마이크 캐논도 개발자 출신이다. 운영은 전문 CEO에 맡기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매출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고객이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영업이 아닌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다.
일단 무료로 제공한다. 써보면 살 수 밖에 없다는 게 고객 평가다. 고객이 기술지원 없이도 직접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세계 160개국에서 월 500만명이 사용한다.
기업 성장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30일로 마감한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3억1950만달러에 달했다.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지난 9월까지 1분기 매출액은 1억18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순이익은 510만달러로 42% 늘었다. 영업에 따로 돈을 들이지 않은 까닭이다.
지난해 12월로 마감한 2016년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은 내달 4일 발표 예정이다.
회사 성장만큼이나 구직자로부터 인기가 높아졌다.
아틀라시안은 호주에서 가장 일 하기 좋은 기업 1위에 선정됐다. 미국에서도 7위를 기록했다.
연봉 수준도 높다. 은행가나 컨설턴트, 회계사 수준이다. 대졸자 연봉이 7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사 때 당시 주식가치 기준으로 20만달러 상당 주식을 받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