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반세기동안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급격한 성장을 일궈낸 우리는 선진 산업을 빠르게 뒤쫓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산업과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 전략은 우리 산업과 기술력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 특히 융합이 화두인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그 중심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 등 기존 ICT 강국 견고함과 중국 등 신흥 강국 급부상은 우리로 하여금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ICT 굴기(堀起)’를 내세워 샤오미, 화웨이, 알리바바 등 자국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강 SW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플랫폼 위주 ICT 산업을 무섭게 키운다.
애플과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ICT 기업은 사물인터넷(IoT), 로봇, 인공지능(AI)에 이르는 미래 산업에 전방위로 진출한다. 공고한 ICT 경쟁력을 여전히 세계 시장에 보여준다.
1990년대 이후 한국에 반도체, TV 분야를 잇따라 내준 일본은 다시금 도약할 태세를 갖췄다. 스마트화 전개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차량용 반도체는 일본 르네사스 테크놀러지가 선점해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일본 ICT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이다.
2015년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이어오던 교역 1조달러 돌파를 성공하지 못했다. 수출액도 5272억달러로 2014년에 비해 7.9%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6년 1월 경제동향에서 수출부진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이 우리 경제 회복세를 더디게 한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KIET)은 ‘2016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정보통신기기 수출이 2015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 속에 글로벌 ICT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ICT 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그룹은 3D 프린팅 재료, IoT 플랫폼 등을 2016년 ICT 분야 10대 전략 기술로 발표했다. 이는 2016년 1월 개최된 CES 주요 기술로 등장했던 IoT, 가상현실, 드론 등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ICT 산업에 얼마나 적절하게 대응하는지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글로벌 ICT 시장에서 생존과 성장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ICT의 긍정적 에너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정부도 2016년 ICT를 통한 창조경제 성과와 경제 활력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ICT 산업 체질개선과 창조경제 핵심 성과 창출 로드맵으로 발표한 K-ICT 전략을 발판 삼아 지속가능한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는 스타트업 생태계 강국 진입, 생태계 활력을 불어넣는 중소벤처 관련 제도개선 추진 등 ICT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우리 경제 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면 ICT 기반과 SW가 합쳐진 플랫폼 기반형 사업 추진으로 ICT 서비스기업 기술력을 강화하고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시장을 창출해 활성화해야 한다.
탄탄한 경제 생태계, 고성장과 성과창출 기회 등을 충실히 다져야 할 시점이다. ICT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힘을 모아 내적으로는 대한민국 고유 산업 생태계 확립, 외적으로는 대한민국 건재함을 가시적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위기와 어려움도 극복하고 이겨내 왔다.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 역사다. 이처럼 우리는 2016년을 어려움과 불확실성에서 희망과 기회를 찾는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서 원숭이가 가지고 있는 밝고 긍정적 성격이 가득한 ‘丙申年’ 아닌가.
지금까지 ICT가 국가경쟁력 핵심동력으로 중심에서 이끌었던 것처럼 2016년 대한민국 창조경제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ICT가 지니고 있는 ICT만의 힘을 알기에 2016년 우리 경제기반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을 기대한다.
황중연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부회장 jyhwang@kfic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