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원년]<상> 신대륙 발견! VR 선점 위해 뛰는 글로벌 공룡들

정부가 3년간 1800억원 예산을 가상현실(VR) 산업 육성에 투자한다. VR 산업은 ‘무주공산’이다. 누구나 가능성 큰 시장으로 여기지만 아직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낸 곳은 없다. 3회에 걸쳐 세계 VR 산업 현황을 살펴보고 국내 현실에 맞는 대안을 찾아본다.

VR산업은 크게 기기,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나뉜다. 기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로 시장이 이미 열렸다. 콘텐츠에서는 게임, 광고, 성인물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포문을 열었다.

플랫폼 분야는 각축전이다. 인터넷, HMD 제조업체 위주로 콘텐츠 유통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VR 관련 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VR 원년인 셈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소니가 세계 VR 산업 중심이다. 구글은 올해 VR 사업부를 신설했다. 저가 HMD ‘카드보드’를 보급하는 단계를 넘어서 콘텐츠 유통 플랫폼 자리굳히기에 나섰다. 2014년 증강·가상현실 업체 매직리프를 약 5700억원에 인수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관을 찾은 관람객이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관을 찾은 관람객이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와 연동을 추진한다. 페이스북은 2014년 2조5000억원에 오큘러스를 인수했다. 오큘러스는 1월 피츠버그에 VR 연구소를 설립했다.

애플은 1월 미국 내 최고 VR 권위자로 꼽히는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했다. 고글 타입 VR 기기 특허를 출원하는 등 VR 사업을 공식화했다.

소니는 올해 플레이스테이션 VR이라는 HMD를 출시한다. 게임을 위주로 한 생태계 구성을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VR 관련시장은 2020년까지 100억8000만달러(12조7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 연평균 성장률이 35.6%다.

삼성전자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6에서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를 개설했다.‘기어 VR’과 4D 의자로 360도 입체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기어 VR 4D 체험존’을 운영했다.
삼성전자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6에서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를 개설했다.‘기어 VR’과 4D 의자로 360도 입체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기어 VR 4D 체험존’을 운영했다.

구글, 페이스북, 소니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은 VR 생태계 선점을 위해 ‘기기-플랫폼-콘텐츠’로 이어지는 자체 수직계열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기존 VR 시장은 기업대기업(B2B)이나 기업대정부(B2G)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주로 시뮬레이션 훈련 용도로 특정 운용체계(OS)나 미들웨어, 유통 플랫폼에 제한 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솔루션 형태로 공급했다.

최근 VR 산업이 B2C로 급히 재편되며 이 법칙이 깨졌다. 기기나 인터넷 사업자를 중심으로 자사 중심 생태계를 구성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HMD 디바이스 업체가 소프트웨어개발킷(SDK)을 공개하고 가상현실 콘텐츠 업체가 서드 파티로 참여하는 방식이 형성됐다. 디바이스가 유통 플랫폼이 되는 시도다.

국산 첫 상용 모바일 VR게임 기업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자가 모탈블리츠VR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국산 첫 상용 모바일 VR게임 기업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자가 모탈블리츠VR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B2C 시장은 아직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 소비자가 기기 이외 콘텐츠에 지불 의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변수다.

게임 등 일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유료 콘텐츠가 나오기는 하지만 본격적이지 않다. 광고, 영화 예고편 등 마케팅 수단으로서 먼저 각광 받는다. VR 자체로 상품이 되기보다 부동산, 자동차, 관광 등 다른 상품을 팔기 위한 보조재로 사용된다.

VR이 넘어야 할 벽은 소비자가 지불하는 새로운 콘텐츠와 시장구성이다.

게임을 비롯해 실시간 스포츠 중계나 VR 테마파크 등이 실제 유료 콘텐츠 가능성을 품은 분야로 꼽힌다.

이준우 전자통신연구원(ETRI) 콘텐츠서비스연구실장은 “글로벌 업체가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각자 VR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쏟는다”며 “국내 VR 경쟁력은 글로벌에 비해 뒤처졌지만 충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 가능성이 남았다”고 말했다.

지스타2015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스타2015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VR관련 플랫폼 및 기기 관련 기업 동향, 출처:각사 종합>


VR관련 플랫폼 및 기기 관련 기업 동향, 출처:각사 종합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