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 (jihye@etnews.com)
올 겨울 최고치를 경신하는 매서운 혹한으로 세상도 마음도 꽁꽁 얼어버렸다.
그러나 2014년 ‘천송이 코트’에서 불기 시작한 핀테크 열풍은 2015년을 넘어 올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대표기업이 ‘OO페이’라 불리는 핀테크 기반 모바일 간편결제를 출시하고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 IT시장조사 전문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결제 시장은 매년 30~40%씩 성장해 2017년에는 7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결제시장의 급성장의 중심에 핀테크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핀테크 결제서비스는 온라인 결제 중심이거나, 백화점·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유명프랜차이즈 매장을 위주로만 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주로 찾는 동네 분식점, 전통시장 야채가게 등 중소, 영세가맹점에서는 이러한 최첨단 핀테크를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기업 및 금융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핀테크 서비스가 수익논리에 따라 대형, 유명 유통점에 우선 전개되다 보니 중소상인은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상인이 기반이 되는 전통시장은 매출액이 2005년 27조원에서 2014년 20조원으로 10년간 36% 감소했다. 560만이 넘는 자영업자도 창업 후 5년간 폐업율이 73.2%로 집계되는 등 중소, 영세가맹점 영업환경과 생존은 점점 열악해 지고 있다.
우리경제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핀테크 결제 서비스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중소매장에도 도입된다면, 중소상인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시가 전개하고 있는 ‘전통시장 간편카드결제사업’은 교통카드 터치식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후, 전통시장 카드결제가 최고 5배까지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좋은 사례다. 주차장이나 카드결제가 불편하다고 지적받던 전통시장에 배추 한 단, 고등어 한 손을 교통카드 찍 듯 편리하게 터치 결제하는 서비스를 도입하자 고객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카드로 결제하게 되고, 카드결제를 꺼려하던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카드결제를 환영하기 시작했다. 교통카드 같은 간편하고 쉽고 빠른 결제가 시장 매출 활성화에 도움을 주었듯 핀테크 간편성도 분명히 중소매장 살리기에 좋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
핀테크와 중소매장의 만남은 고객입장에서 사용처 확대라는 편리성 증대뿐 아니라, 핀테크 결제서비스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된다. 핀테크 성공은 보통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시장 곳곳에서 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편리하게 사용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 때문이다.
따라서 유명브랜드 커피숍 아메리카노 결제뿐 아니라 작은 동네가게에서 두부 한 모 살 때도 결제되는 핀테크가 진정한 생활 핀테크다. 이것이 생활 핀테크로 확대를 위해서 동네 골목상권, 작은 가게에 관심을 가져하는 이유다.
어느새 부터인가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되어 버린 스마트폰, 스마트폰에 빠르게 자리잡으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결제 서비스가 대형유통점 및 일부 사용자만을 위한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핀테크 결제 서비스가 진정 성공하려면 중소, 영세가맹점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보다 많은 고객이 더욱 많은 사용처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생활결제 서비스로 나가야 한다.
창조경제 핵심아이콘인 핀테크가 우리 시대와 우리 경제 상생과 성장을 이끌기 바라며, 매섭게 추운 겨울날, 세상을 녹일 따뜻한 핀테크를 기대해 본다.
㈜한국스마트카드 강현택 페이먼트앤플랫폼사업부문장 htkang@koreasmartcar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