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청년들이 골병들고 있다.
중소기업은 인재난에 허덕이는 반면, 취업준비생들은 환경이 열악하고 연봉이 낮고 복지혜택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다. SNS에선 ‘헬 조선’이란 말이 난무하고 있다. ‘3포 세대’에 이어 ‘7포 세대’, 심지어 ‘이케아(IKEA) 세대’, ‘빨대 족’ 등 각종 유행어까지 새롭게 등장했다.
이토록 한숨만 나고 청년들이 꿈을 포기하는 이 시대에 정말 희망은 없는 것인가?
경험상으로 보면 중소기업 취업의 최대의 적은 ‘알파 맘’이다. 현재 취업시장에 나온 구직자들은 탄탄한 정보력을 갖추고 교육에 관여한 `알파 맘`들이 양육한 세대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태어난 이들은 초중고에 이어 대학교 진학은 물론 수강신청까지 어머니 정보력에 의존해서 자란 이들이다. 고 스펙자일수록 취업에서 부모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청년실업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대기업을 선호하는 사고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중소기업은 쓸 만한 인재 구하기가 힘들고 졸업생들은 대기업 취업만을 선호하는 이런 고용 미스매치 현상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취준생 또한 의식의 변화와 치밀한 취업준비가 필요하다.
한국고용정보원 김은석 연구위원이 대학생 600명과 기업인사담당자 100명에게 ‘취업할 때 어떤 역량이 더 중요한지“를 묻고 분석한 결과, 학생들은 외국어 능력, 구직서류 작성능력, 구직 희망분야 이해, 자기이해 순으로 꼽았다.
반면 인사담당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은 직업윤리, 도전정신, 자기이해, 긍정적 가치관 순으로 학생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외국어능력은 최하위를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외국어 등 스펙 쌓기에만 열중한다면 취업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삽질하는 셈이 된다.
취업 잘하기 위한 사전 준비방안을 제시하면 우선, 본인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를 몇 개 선택, 회사의 인재 상과 비전·경영방침·재무구조·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연구하고 회사가 제공하는 가치(서비스, 제품 등)를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상품(서비스) 고객 체험단으로 활동하거나 직접 시장조사를 하는 것도 좋다.
또 경쟁사는 어떠한 점에서 차별화가 되는지도 분석해야 한다. 관심 있는 회사가 실시하는 공모전에 도전한다든지 대학생기자단으로 참여한다든지 하는 것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입상하게 되면 바로 취업과 연계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3,4학년 재학생일 경우에는 현장실습에 꼭 참여해야 한다. 현장실습은 자신과 회사를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현장실습하면서 취업으로 연결된 사례를 많이 봐 왔는데 학생들은 사전에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를 미리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그 회사에 취업이 안 되더라도 그간 쌓아 온 열정과 준비는 다른 회사에서 가치 있는 경험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취업의 문은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열정과 새로운 환경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학생에게는 반드시 열리게 돼 있다. 처음부터 대기업 취업으로만 목표를 세우지 말고 자신의 실력과 능력에 맞는 중소기업에 입사하여 해당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 대기업 경력사원 공채 시 들어갈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열려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거창고 전성은 교장의 직업선택 십계명이 아직도 심금을 울린다. 지금 당장이 아닌 먼 장래를 보고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한번 되새겨 볼 일이다.
“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은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김성진 중부대학교 정보통신학과 교수 jamesone@joongb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