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이문환 클라우드산업협회장 “국산 클라우드, 경쟁력 충분하다”

[인사이트]이문환 클라우드산업협회장 “국산 클라우드, 경쟁력 충분하다”

기로에 선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대변할 새얼굴. 지난달 20일 제5대 클라우드산업협회장에 취임한 이문환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 주인공이다. 개화를 앞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국산 업체 생존을 담보할 전략이 절실하다. 27년간 몸담은 KT에서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 회장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장밋빛 전망이 가득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대해 이 회장은 ‘사상 최대 위기’라고 우려했다. 파상공세를 예고한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 이에 비해 열세인 국산 업계는 생존을 걸고 경쟁에 임해야 한다.

이 회장은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과 이에 따른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외국계 기업 시장 참여는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내 업체에게는 그 자체로 위기”라며 “차별화 요소를 확보해 경쟁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달만해도 AWS, 오라클 등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는 수천명 규모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IBM과 AWS는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까지 구축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국산 클라우드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그는 단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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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SW는 현지 기업환경, 법제도, 문화 등을 고려해 현지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AWS, MS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한국기업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은 토종업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10대 대기업을 제외하고 오라클 등 값비싼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쓰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토종 클라우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만큼 이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협회 운영전략을 생태계 조성과 마케팅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국산 SW기업도 회원사로 유치해 ‘서비스-솔루션’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한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 중심 국내 클라우드 지형을 SaaS로 다각화한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알리는 활동도 강화한다.

이 회장은 “그동안 협회 활동에 소극적이던 국산 SW업체를 협회 활동에 참여시켜 서비스와 솔루션을 결합한 토종 SaaS 환경 확산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식확산추진단도 설립해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알리는데도 노력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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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외진출 도구로 클라우드가 부상하면서 이를 국산으로 대체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그는 “일반적으로 해외진출에는 글로벌 클라우드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국내 상황을 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라며 “국내기업은 미국, 유럽보다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로 겨냥하는데, 이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KT도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30기가 규모 초고속 전용회선 구축 논의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 구축이 완료되면, KT 클라우드 고객도 중국에서 한국과 비슷한 속도로 서비스 받는다.

첫 직장인 KT에서 27년을 보냈다. 회사에서 역량을 인정받지만 대외적인 활동은 거의 없었다. 고민 끝에 가장 중요한 시점에 협회장직을 수락했다. 기존 전무급이던 협회장은 부사장으로 격상됐다. 업계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산업전반에 비용절감 이슈가 부각되면서 클라우드 도입을 불가피하다”며 “올 한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와 솔루션 업체를 발굴하고 사회 전반에 클라우드 인식을 확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