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E 리서치 칼럼] 중국 전기 버스에 삼원계 전지 적용 금지 및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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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전동차 백인회에서 공신부 장샹무 부장 발표

2016년 1월 24일 중국 베이징의 조어대 국빈관 (钓鱼台国宾馆)에서는 전기 자동차 관련자들이 모두 모이는 중국 전동차 백인회 ( 中国电动车百人会) 의 2016년 회의가 양일간 열렸다. 말 그대로 전기 자동차와 그 부품에 관련된 업계와 학계, 정부 인사 들이 백명 이상 모이는 자리이다.

이 자리에서 공업 정보화 부의 설비 공업 부 부장 (工信部装备工业司司长) 장샹무(张相木) 는 전지의 안정성을 고려하여 삼원계 리튬 전지를 적용한 버스를 신 에너지 차량 목록에 올리는 것을 중지 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에서 삼원계 리튬 전지가 미래의 중요한 발전 방향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삼원재료 개발이 아직 늦고, 버스에 사용되기에는 안전성 검증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하였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서 높은 안전 기준과 평가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러한 평가가 완성되기 전에는 삼원계 리튬 전지를 적용한 버스를 신에너지 차량 목록에 올리는 것을 중지한다고 회의 석상에서 발표하였다.

이어서 중국 전지 협회에서는 통지문을 각 협회사에 전달하고 공식화 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삼원계 리튬 전지를 버스에 적용하는 것을 중지 한다. 승용차와 상용 물류차에 적용하는 것은 영향이 없다.

2. 공신부는 삼원계 리튬전지 버스 등의 차 모델을 현행 안전 표준 시스템 상의 신뢰성 시험을 재평가 진행한다. 평가 완성 전에, 삼원 리튬이온 전지 버스를 신 에너지 자동차 보급 적용 목록에 올리는 것을 중지한다.

3. 전지 협회는 동력 전지 안전 표준과 판정 조건을 높이는 데 노력한다. 되도록 빨리 새로운 동력 전지 안전 평가 표준을 마련하도록 추진하여, 삼원 동력 리튬이온 전지가 빨리 신 에너지 버스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

■ 이유는 ?

이 번 조치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2015년 12월13일 오후 5시경 홍콩에서 발생한 버스의 화재 사고가 꼽힌다. 이 화재는 워낙 빨리 진행되어 소방관이 도착하기도 전에 12미터 길이의 버스를 모두 태우고 뼈대만 남았다고 한다. 이 버스는 그 해 11월 말에 개발이 완료된 새 모델로 여기에 NCM 이차 전지가 쓰인 것으로 알려 졌다.

지난 수년간 리튬 인산 철을 사용한 버스도 화재 사고가 수 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화재의 양상이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이 ‘폭연‘ 이라는 표현을 썻듯이 폭발과 이에 따른 연소로 버스가 수 초도 되지 않아 화염에 휩싸였다고 한다. 리튬 인산 철 전지 버스의 화재가 10~15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순식간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버스는 제품 평가, 검증을 완료하고 2016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에 중국 정부와 업계는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이번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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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FP vs. NCM

리튬 인산 철 (LFP) 은 코발트 등 비싼 재료가 들어가지 않고, 원재료가 풍부하고 가격이 낮아 중국에서 양극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표준 전압은 3.2V 이고 단위 중량당 용량은 170mAh/g 이다. 충전 시간이 빠르고 수명이 길며, 고온에서도 안정성이 좋다. 하지만 압축율도 낮고, 에너지 밀도도 비교적 낮다.

NCM 은 코발트 대신 니켈,코발트, 망간을 리튬과 결합 한 양극재료로 Li(NiCoMn)O2로 표현 된다. 전압이 3.7로 높고 에너지 밀도도 높다. 하지만 고온 안정성이 LFP와 비교해서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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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인산 철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저가 원료를 이유로 많은 중국 업체들이 대형 전지의 양극 재료로 사용하였으며, 지금은 중국 완샹 그룹에 넘어간 미국A123 도 리튬 인산철을 사용한 전지를 주로 생산해 왔다. 그에 반해 한국의 전지 업체를 포함한 대부분의 글로벌 전지 업체들은 NCM 계 양극재를 적용한 대형 전지를 개발해 왔다.

전기 자동차 개발의 가장 큰 목표는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은 무게와 부피로도 많은 용량을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지가 필수적이다.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에는 2012년 110Wh/kg의 에너지 밀도를 2015년의 150Wh/kg 으로, 2020년에는 200Wh/kg으로 높이는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인산철로는 에너지 밀도의 한계가 있어 중국의 전지 업체 및 재료 업체들은 모두 NCM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 및 일본 업체들도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NCM 전지를 공급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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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전기 버스만 인가 ?

이 번 조치는 전기 버스에만 해당 되는 것이고, 전기 승용차와 전기 트럭에 영향은 없다. 그 이유는 두가지로 꼽을 수 있겠다.

첫 째, 중국의 전기 버스는 대부분 공공 교통용으로 공급되는 버스이다. 앞서 언급한 화재 사고가 실제 운행 중인 버스에서 발생한다면,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리튬 인산철 전지를 적용한 버스는 화재 사고가 있더라도 화재 속도가 느려 대피할 시간이 있으며, 그 동안 수 건의 화재 사고가 있었지면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의 삼원계 전지 적용 버스의 폭발과 이어지는 빠른 연소 화재의 양상으로 보아 대피할 시간도 없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큰 것이다. 더군다나, 중앙 또는 지방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공공 교통 수단에의 사고는 더 민감하게 인식되는 것이다.

2014년 2월 루저우시에서 발생한 화재로 40명의 승객이 대피한 모습이다
2014년 2월 루저우시에서 발생한 화재로 40명의 승객이 대피한 모습이다

둘 째, 전기 버스에 탑재되는 이차 전지의 용량은 전기 승용차의 열배가 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소형 전기 자동차 Zotye 한대의 전지 용량은 12KWh이고, 기아 소울의 전지 용량은 27KWh 이다. 전기 상용 물류차 또한 배터리 용량이 많지 않다. 장안기차의 G101 한대의 배터리 용량은 25KWh 이다.

전기 버스의 예를 들면 공공 교통용 12미터 버스는 250~300KWh의 배터리를 장착하며, 가장 많이 탑재 되는 BYD의 K9 버스의 전지 용량은 324KWh 이다.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규모가 확연히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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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만의 문제일까 ?

전기 자동차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크게 셀, 모듈, 팩으로 구분된다. 양극과 음극, 그 사이의 분리막을 전해액과 함께 구성한 기본 단위가 셀이다. 셀을 수개 조합한 것이 모듈이며, 각 모듈을 연결하고 쿨링 시스템과 각 배터리를 컨트롤 할 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 을 구성한 팩이 전기 자동차에 장착되는 것이다. 전기 버스에는 약 12개의 배터리 팩이 장착된다.

안전성을 위하여 여러 가지 솔루션을 각 단계에 적용한다. 재료 단위에서 이온 도핑 또는 코팅된 전극 재료를 사용하거나, 셀 단위에서는 고온에도 견디는 코팅된 분리막이나 난연 전해액을 쓰고 과전류 또는 제품의 변형이 인지되면 전류를 차단하는 장치 등을 적용을 하며, 모듈과 팩 단계에서도 온도를 조절하고, 전류, 전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이상 현상이 있을 시에 전류를 차단하는 장치를 적용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많은 단계의 다중 안전 장치가 유기적으로 동작해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서는 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에 대해 집중 개발하고 있다. 이번 이슈에서는 NCM 재료에만 원인이 너무 집중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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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 영향은 없는가 ?

이 번 이슈에 대해 중국 내 업계들도 의견이 나뉘어 졌다고 한다. NCM 양극재를 기반으로 하는 전지 개발하고 있는 선도 업체들은 개발하여 자국의 전기 자동차 고객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공급 추진을 하고 있기에, 이러한 조치가 전지 산업 발전 속도를 늦추지나 않을 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LFP 전지 기반의 업체들은 NCM 개발이 더디고, 재료 소싱도 어려워 LFP 전지를 좀 더 많이, 오래 생산하기를 기대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재료 업체 들 또한 NCM 양극재료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 또는 일본 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중국의 전기 버스 업체, 전지 업체와 그 하위 업체들은 이 번 조치에 대응하여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은 현재 12차 5개년 계획을 마무리 하고 13차 5개년 계획을 준비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5년간의 전지 산업 발전 방향을 세우는 변곡점에 있기에 최근의 상황이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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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NCM 을 무기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자 기업들이다. 삼성 SDI, LG 화학, SKI 및 파나소닉 등이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NCM 대형 전지 생산을 준비하고 있고 , 이들의 주요 고객 중 하나가 전기 버스 업체들이기에 이 번 조치가 달갑지 않다 특히 삼성 SDI는 중국 시안 공장에 2개 생산 라인을 구성하고 작년 3Q 부터 가동을 하고 있는데, 이 중 한 라인이 94Ah 셀을 생산하며, 이의 주요 고객 중 하나가 위통 등 중국 버스 업계라 한다. LGC 는 남경 공장의 2개 라인 가동이 올해 1Q 말이고 전기 승용차 수주 고객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전기 버스 시장을 놓치게 되어 타격이 있을 것이다. 중국 현지 셀 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SKI 도 지금은 JV 상대인 북경 기차가 가장 큰 고객이지만 고객 확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다리엔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파나소닉도 중국 시장 공략 전략 재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재료 및 부품, 장비 업체 또한 영향이 있을까 걱정이다. 셀 업체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재료, 부품 업체도 물량 축소의 위험이 있고, 중국 고객을 공략하려 했던 국내의 재료, 부품, 장비 업체들 또한 중국 시장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여 전략을 재 수립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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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맺음말

이러한 조치는 양적인 공급 위주의 전기차 보급 정책을 펼친던 중국 정부와 업계로서는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영향으로 보았을 때 외자 기업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여져, 중국의 자국 산업 보호의 일환이 아니라는 의견도 일부 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걱정이 더 큰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안전성을 보장해야 하는 정부의 평가 기준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반성이 더 우선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단기적으로는 전기 버스 향 NCM 시장이 사라져 영향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발이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 되어 개발 경험과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업체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셀 뿐만 아니라 재료 및 팩 기술 등 안전성 강화 기술에 대한 니즈가 보더 더 많아 질 것이다.

이 번 이슈는 전기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이차 전지 업계와 관련 업계들은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전략 재 수립을 통하여 성장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SNE리서치(www.sneresea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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