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사업자가 독자적인 모바일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모바일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독자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OTT사업자 넷플릭스가 콘텐츠 유통에 머물지 않고 ‘하우스오브카드’ 등 독자적 콘텐츠를 만든 것처럼 SKB, KT, LG유플러스 IPTV 3사도 자체 모바일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다.
◇IPTV 3사, 자체 콘텐츠 제작 경쟁
SKB는 대대적 변화를 선언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6일 모바일 플랫폼 Btv모바일과 호핀을 합친 ‘옥수수’를 출시했다.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과 함께 SKB는 JTBC와 ‘마녀를 부탁해’를 공동 제작하고 ‘72초 TV’의 ‘72초 데스크’를 단독 제공한다. SKB는 이 모바일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서 독점 공급한다. 다른 모바일 플랫폼과 차별성을 꾀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질세라 KT와 LG유플러스도 자체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KT는 ‘Ero 사항(봉만대 감독, 권오중 주연)’ 시리즈 시즌4를 모바일 콘텐츠로 제작한다. LG유플러스는 tvN, JTBC와 공동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IPTV는 최신 모바일 콘텐츠로 불리는 ‘1인방송’ ‘가상현실(VR)’도 선보인다. SKB는 ‘다이아TV’ ‘트레져헌터’ 등 MCN 파트너와 협력해 콘텐츠를 만든다. 2만여편 MCN 콘텐츠를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스타 아이돌이 진행하는 1인 방송을 제작 중이다. 3사는 모두 VR 콘텐츠를 출시했거나 곧 출시한다.
◇지상파와 CJE&M, 모바일 전용 콘텐츠 제작
CJE&M은 지난해 tvNgo라는 모바일 전용 예능 채널을 선보였다. CJE&M은 모바일과 동영상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20대가 많기 때문에 tvNgo를 개국했다고 밝혔다. 이덕재 tvNgo 대표는 “시청률이 적어도 이슈가 되면 광고가 많이 붙기 때문에 단순히 시청률이 광고 매출을 견인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젊은층이 빠르게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tvNgo라는 디지털 제작 집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나영석PD가 만든 웹전용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는 큰 인기를 끌었다. 신서유기는 TV 성공방식을 버리고 모바일에 철저히 맞춰 제작돼 성공했다. 신서유기는 ‘리얼 막장 모험 활극’을 내걸고 형식과 내용 등 모든 면에서도 과감한 시도를 단행했다. 프로그램은 5~15분 길이의 짧은 영상들로 쪼갰다. 시청자가 차례대로 보지 않아도 되도록 일화별로 묶었다.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로 짧은 시간 동안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영상에서도 불법 도박, 세금 문제, 이혼 등 과거 구설에 올랐던 출연자 전력을 거침없이 나온다. 일상에서 쓰는 속어 표현들도 버젓이 등장했다. 종영 당시 조회수는 4000만을 넘었다. 나영석PD의 예상치인 2000만을 넘었다. tvNgo는 이제 노홍철이 진행하는 길바닥쇼를 선보인다.
TV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지상파TV도 모바일과 웹을 타깃으로 하는 웹드라마를 내놓고 있다. MBC는 웹드라마 관심을 기반으로 시청자가 TV앞으로 돌아오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MBC는 웹드라마를 먼저 선보인 뒤 나머지 분량을 TV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단막극이 시작하기 전 3편을 먼저 웹드라마로 방송했다. 퐁당퐁당러브는 일요일 늦은 시간에 방송됐지만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네이버, 다음카카오, 삼성, JY픽쳐스 등 다양한 사업자가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모바일 콘텐츠, 인기몰이
웹드라마 제작 수는 늘고 있다. 웹드라마 순위 전문사이트 컨스TV에 따르면 지난해 웹드라마 제작편수는 67편으로, 2014년 23편과 비교해 갑절 이상 늘었다. 지난해 웹드라마 시장에는 조회수 1000만을 넘은 작품이 4편이나 된다.
아이돌 등 유명 스타가 나온 작품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작품은 아이돌 그룹 EXO 시우민과 김소은이 출연한 ‘도전에 반하다’로 2110만 뷰를 기록했다. 2위는 EXO와 문가영이 출연한 ‘우리 옆집에 EXO가 산다(1830만 뷰), 3위는 유노윤호, 김가은이 출연한 ‘당신을 주문합니다’(1530만 뷰), 4위는 산다라박, 강승윤이 연기한 ‘우리 헤어졌어요’(1140만 뷰)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