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업 포커스]핵광산업 “방사선차폐장비 글로벌 넘버1 향해”

방사선치료나 의료영상 촬영에 없어선 안 되는 것이 바로 방사선동위원소다. 이를 생산하고 다루는 장비는 그동안 외산에 의존해왔다. 완벽한 차단으로 작업자를 보호하고, 예기치 못한 누출까지 철저히 막아야 하는 기술적 장벽이 그만큼 높다.

핵광산업(대표 정영섭)은 방사선차폐분야 장벽 허물기에 도전한 겁 없는 중소기업이다. 방사선의약품 제조장비나 차폐설비를 국산화해 원자력·방사선분야 외산장비 의존도를 낮췄다.

핵광산업의 방사선차폐시설 `핫셀`
핵광산업의 방사선차폐시설 `핫셀`

주력 제품은 대형 박스 형태 방사선차폐장비인 ‘핫셀(Hot cell)’이다. 핫셀은 작업자가 방사선동위원소를 합성, 조작, 분배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당하는 피폭을 막아준다. 방사선의약품을 생산하거나, 핵연료 처리 작업에 필요하다. 방사선차폐설비는 의료 시장 수요와 함께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최근엔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노후 원전 해체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영역확대 기대가 커졌다. 우리나라 방사선 차폐 관련 제조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져 있다. 가능성이 그만큼 큰 시장이다.

핵광산업은 지난 1991년 설립된 뒤 25년간 방사선차폐 연구에만 매달려 왔다. 최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핫셀을 공급하며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6개 특허와 2개 실용신안을 등록했으며, 고용노동부 강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차폐시설 자체는 물론, 핫셀 안에서 핵연료와 방사선 물질을 다루는 원격조종장치 기술, 피폭된 내부부품 교체를 위한 운반·설비 도킹 기술도 갖췄다. 방사선 차폐 관련 시공과 안전관리까지 대행하는 종합 방사선 대응 능력을 확보했다.

핵광산업이 지난해 증설해 세운 인천 제2공장.
핵광산업이 지난해 증설해 세운 인천 제2공장.

지난해 11월엔 인천검단산업단지에 제2 공장을 세웠다. 서울 소재 종합병원에 공급될 방사선의약품 제조용 핫셀 다수가 의약품품질기준(GMP)에 맞춰 제작 중이다. 다양한 고객 설계 요구에 맞출 수 있도록 생산시스템도 유연화했다. 규격이 정형화된 외국산과 달리 언제든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정영섭 핵광산업 대표는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대형병원 설비투자가 줄었지만 오히려 공장을 증설했다”며 “방사선차폐기술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장기적 투자로 내수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