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이 오랜 부진을 털어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3년간 적자에 허덕이다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재도약을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업의 지속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진 결과다.
1993년 설립된 주성엔지니어링은 지금까지 두 번의 큰 위기가 있었다. 2000년 매출 540억원을 넘기며 순항했지만, 거래처와 관계가 단절되면서 2002년·2003년 각각 800억원대·2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아픔을 겪었다.
위기를 넘기고 승승장구하던 주성은 또 한번 위기를 태양광 분야에서 겪게 된다. 사상 최대 호황인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힘입어 2010년 관련 장비 매출은 1900억원이 넘었다. 전체 매출비중 50%에 육박할 정도다. 급하게 식어버린 태양광 장비 수요는 2012년 당기순손실을 무려 1145억원 기록하게 했다.
3년간의 ‘적자 터널’을 빠져나온 주성은 2016년이 기대되는 한해다. 반도체 장비 주요 공급처인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6조원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미 지난 1월엔 SK하이닉스와 195억5000만원 규모 반도체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매출의 10%가 넘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OLED 설비 투자에 1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게다가 독보적인 OLED 봉지장비 기술력은 대규모 투자를 공언한 중국시장에서 전망을 밝게 한다.
주성이 두 번의 큰 위기를 벗게 된 것은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기술력 덕이다. 주성은 연속되는 적자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에 아낌이 없었다. 거래가 끊어지면서 맞은 절체절명 위기를 오히려 세계적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로 크는 원점으로 삼았다. 태양광 장비로 다시 겪게 된 어려움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디스플레이장비 기술로 극복했다. 신약기술 수출 8조원의 한미약품이나 두 번의 위기를 극복한 주성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하나다. 연구개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