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에너지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에 의해 서로 연결, 작동하는 시대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6’의 참관 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산업과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기업 간 융합이 메가트랜드로 자리잡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와 가전, 로봇과 빅데이터·사물인터넷, 통신과 에너지 등 이들 산업의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개념에만 머물렀던 사물인터넷과 실제 가전기기 간 연결이 본격화됐다.
대표적으로 삼성이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업을 선언했다. 에너지 부문의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파트너로 한국의 인코어드를 세상에 알린 것은 협업과 융합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던진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올해 화두를 정리하면 차세대 TV의 경쟁, 컨셉트카를 비롯한 지능형 자동차, 로봇과 빅데이터 플랫폼의 결합, 전기차의 새로운 강자 출현, 사물인터넷(IoT), 드론, 가상현실 등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산업에서도 새로운 융합기술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에너지 산업 독자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에너지를 생활 속에 녹여 타 산업과 융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정에너지관리시스템(HEMS)’이라는 용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스마트 홈(Smart Home)’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IoT 기기로 에너지·보안·가전제품·자동차 등 모든 기기를 품기 시작했다.
심지어 BMW·폭스바겐 등 자동차 회사는 차 내부에 사용한 에너지나 남은 에너지를 모니터링하고 가전기기를 제어하기 시작했다. 차까지도 하나의 IoT 기기라는 느낌까지 들었다.
미국의 ‘스마트싱즈’는 IoT기반 스마트미터를 전시하면서 수년 내 기존의 전자식 계량기 자리를 대체할 것을 예고했으며, 심지어 냉장고 화면을 이용해 에너지 모니터링과 내부의 음식물의 최적 보관, 생활습관까지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가정용 배터리, 태양광, 가전기기 및 전기차 충전기술이 IoT와 빅데이터를 통해 실제적 서비스로 돌입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보안설비, 스마트홈 기기와 결합되면서 미국에서는 ‘홈디포’ ‘루이즈’ 등 매장에 전시장을 만들어 실제 소비자 대상 판매에 돌입했다.
기술 관점에서 보면 이미 알고리즘 기술이라는 차원을 뛰어넘어 데이터 경쟁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는 라이프스타일형 서비스를 준비하는 단계다.
실제 마이크로그리드, 수백만 가구를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한 스마트홈 서비스, 그리고 전력회사가 아닌 가전, 통신회사를 통한 에너지 빅데이터의 수집, 가전기기가 에너지 사용량을 직접 알려주며 소비자와 대화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더구나 에너지 데이터를 모으는 허브는 이미 가전기기 내부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아진 데이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정확한 전력 수요예측과 수요조절에도 커다란 혁명이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제 샘플링에 의존하는 통계가 아니라, 실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통해 바로 모든 것을 예측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마치 에너지 사용현황을 구글맵을 보는 것과 같은 현실이 앞으로 2~3년 내 완성될 것으로 확신된다.
에너지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발전, 송전, 배전, 판매로 구분하던 전력산업도 이젠 소비자 서비스와 콘텐츠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 전력회사도 타산업과 융합, 협업을 이루는 혁신적 도전이 요구된다. 스마트미터와 같은 에너지 정보수집장치도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실제 15년이 넘은 옛 기술이 됐다. 사물인터넷 기기에 그 자리를 내줄 날이 멀지 않았다.
최종웅 인코어드테크놀로지스 대표 john.choe@encored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