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핀테크 사업 뛰어든다...싱가포르에 조인트벤처 설립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대출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통해 핀테크 산업에 전격 진출한다. 지난해 11월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는 중국 디안롱(Dianrong)과 핀테크 사업 추진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본 계약을 4일 체결했다.

김용욱 한화S&C 대표(왼쪽 네 번째)와 소울 타이트(다섯 번째) 디안롱 대표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회의실에서 조인트 벤처 설립을 위한 주주간 계약에 서명했다.
김용욱 한화S&C 대표(왼쪽 네 번째)와 소울 타이트(다섯 번째) 디안롱 대표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회의실에서 조인트 벤처 설립을 위한 주주간 계약에 서명했다.

김용욱 한화S&C 대표와 소울 타이트(Soul Htite) 디안롱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주주간 계약에 서명했다. 계약식에는 한화그룹 핀테크 사업 총괄자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도 배석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4월 김동원 부실장과 소울 타이트 CEO가 미국 렌딧(LendIt) 콘퍼런스에서 처음 만나 공통 관심사를 나누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디안롱은 중국 내 핀테크 기술을 선도하는 P2P 기반 대출 대표 기업이다. 관련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인 렌딩클럽 공동 창업자이자 기술총괄이던 소울 타이트가 지난 2012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회사다. 현재 중국 내 30개 지점과 2500여명 직원을 보유한 P2P 대출 3대 기업 중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회사는 각각 5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50%씩 나눠 갖게 되며, 이달 중 싱가포르에 법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핀테크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는 3월 중으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르면 8~9월 대출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법인은 대다수 인원을 전문 인력으로 채용하며, 향후 사업 확대와 함께 지속적으로 고용을 늘려갈 계획이다.

김용욱 한화S&C 대표는 “계약서 사업내용에 한정하지 않고 국내외 스타트업과 금융사 등 핀테크 관련 업계와 상생해 건강한 핀테크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화생명은 김동원 부실장을 필두로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K뱅크 컨소시엄에 1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디안롱과 설립할 조인트벤처는 물론이고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에 참여한다.

한화생명은 중금리대출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핀테크 업체 ㈜핀테크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핀테크는 고객 소비 패턴과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패턴을 분석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소셜신용평가 전문 기업이다.

대출자가 SNS에 작성한 글 형태소를 분석해 맥크레이앤코스타(McCrae&Costa)의 NEOPI 심리학 5요소(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우호성, 신경증)로 분류해 상환의지를 평가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소셜신용평가를 통해 기존 신용조회회사(CB)가 해오던 신용등급 1~6등급에서 탈피해 세분화된 신용평가를 한다”며 “기존 은행에서 거절당하던 6등급을 세분화하고 대출금리를 차등화해 중금리 대출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자산운용이나 금융 상품 구매력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자체 신용등급 보유가 미비한 동남아시아 지역 등으로 진출해 SNS 기반 소셜신용평가를 적용한 소액 대출시장 구축을 논의 중이다. 사업 모델이 완성되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를 위해 김동원 부실장 산하에 ‘핀테크 TF’를 꾸려 글로벌 IT, 스타트업 기업들과 협력체제 구축에 나선다.

김동원 부실장은 “한화그룹이 진행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세계시장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