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 되는 법’
포털 사이트에 하루 수백건씩 쏟아지는 삼성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자. ‘지식검색’에서 재미있는 질문을 보게 된다. 2013년 7월 올라온 글. “제가 삼성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삼성 최고 경영자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다. 채택된 우수 답변은 “능력과 지식, 깡다구와 운을 겸비하는 것”이었다.
다소 장난스런 내용도 있지만 포털 지식검색에는 ‘삼성전자에서 사장하기’처럼 ‘삼성 사장’을 목표로 둔 질문이 많다. 그만큼 ‘삼성 사장’은 한국 사회에서 특별한 상징성을 가졌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에는 사장이 많다. 매주 수요일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사장단 협의회’에만 40여명이 모인다.
2년간 삼성을 취재하며 많은 ‘삼성 사장’을 봐왔다. ‘관리의 삼성’ 속 경쟁을 이기고 살아남은 강한 경쟁력을 가진 이들이다. 각자 계열사, 보직, 업무는 달라도 고 이병철 창업주가 내건 ‘사업보국’ 경영이념을 새기고 일한다. 최근 ‘경제활성화법 입법 청원 서명’처럼 삼성 사장 움직임은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삼성 사장은 그 자체가 ‘삼성 자산’이다. 삼성이 청년, 청소년 대상 행사 강연자로 사장을 세우는 건 인생 선배로서, 각 분야 전문가로서 가진 풍부한 경험과 지식 때문이다. 세계 30만 삼성 임직원과 협력사, 그 가족까지 책임지는 집단의 리더이기에 우리 사회는 그들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그들에게 산업에 대한 통찰을 요구한다.
올해는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삼성 사장’을 보고 싶다. “입사 후 사장님 얼굴을 가까이서 뵌 적 없다”는 한 전자 계열사 직원 말에 걱정이 들었다. 각자 사내외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지만 더 나서야 한다. 대외 활동, 언론과 교감도 늘리면 좋겠다.
‘삼성 사장’을, 그보다 더 큰 꿈을 목표로 둔 이에게 나침반이 되는 건 이병철 창업주가 제시한 ‘인재제일’ 이념에 부합한다.
위기의식으로 긴장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제2, 제3의 삼성외 스타 기업가를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다. ‘삼성 사장’은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키운 자원이기 때문이다.
전자자동차산업부·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