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현재 경영환경에 맞춰 기업을 최적화해야 한다. 시대 흐름을 읽어 3~5년 후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장기적인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트렌드(Trend)를 알고 미래 변화 혹은 인류 진화에 맞춰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긴 호흡에서 인류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리리의 ‘사피엔스’를 추천했다.
표 대표는 렌터카, 카셰어링 등을 통해 ‘공유경제’가 국내에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한 대표 CEO로 꼽힌다.
사피엔스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 필적하는 역작으로 평가 받는 ‘빅 히스토리(Big history)’ 책이다. 인류 기원과 발전,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 놓는다. 기존 역사책은 주로 국가 관점에서 기술됐다. 반면 사피엔스는 인류의 관점에서 세상을 평가해 새로운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게 해준다.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오랜 연구 결과물인 사피엔스는 처음 이스라엘에서 출간돼 영국, 프랑스, 유럽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국 30개 언어로 출간되어 세계적인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우리 종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저자는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인류 역사를 풀어 놓는다. 약 7만년 전 인지혁명, 약 1만2000년 전 농업혁명, 약 500년 전 과학혁명이 그것이다. 과학혁명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성장, 글로벌화, 에너지 생산과 소비 확대, 환경파괴뿐만 아니라 250년 전 산업혁명, 약 50년 전 정보혁명을 유발했다. 오늘날 과학은 자연선택으로 빚어진 유기적 생명 시대를 지적 설계에 의해 빚어진 비유기적 생명 시대로 대체하는 중이다.
표 대표는 “사피엔스를 읽는 동안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상식이 뒤집히고, 생각의 틀이 바뀌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선조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 역시 이 책의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사피엔스는 잘 읽히는 책이지만 순간순간 생각해야 하는 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인터넷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1990년 초반으로 불과 20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스마트폰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 역시 1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현대사회 속성은 끊임없는 빠른 변화이다.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모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7만년이 넘는 긴 인류 역사 중 지난 200년 동안 변화 속도는 몹시 빨랐고, 사회질서는 동적이고 가변적이라는 속성을 지니게 됐다 오늘날에는 모든 해가 혁명적이다. 표 대표는 이러한 변화 시대에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나 지도 같은 책으로, 종의 발생부터 긴 역사적 시간을 다루는 역사서이자 경제학, 생물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포괄하고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인문서로 모두에게 일독을 권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