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드래곤, CJ 색깔 지우고 드라마 전문 기업으로 5월 출범

‘응답하라 1988’과 같은 CJ E&M 드라마가 중국에서 상영될 날이 멀지 않았다. 지상파TV와 종합편성 등 채널은 물론 지역과 관계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쪽으로 콘텐츠 업체의 움직임이 분주해 지고 있다.

CJ E&M은 드라마 제작 기업을 별도로 설립해 드라마 제작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드라마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별도 법인 ‘스튜디오드래곤’을 5월 설립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M에서 드라마사업본부를 분리해 만들어진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 1일 이며, 자본금은 100억원이다. CJ E&M에서 드라마사업본부를 분리하는 이유는 CJ 색깔을 지우기 위해서다. ‘CJ E&M표’를 떼고 지상파TV, 종합편성채널 등에 드라마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드라마사업본부가 CJ E&M 내부에 있었을 때는 tvN, OCN 등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는 CJ 채널이 소수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 드라마 수를 대폭 늘려 지상파TV,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채널에 판매할 계획이다. CJ E&M 관계자는 “CJ E&M 내부에 있을 때는 우리 채널에만 드라마를 공급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 더 많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어 협상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자회사인 전지현 등이 속한 연예기획사 ‘문화창고’와 드라마제작사 ‘화인담픽쳐스’가 지상파TV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도 줄어든다. 현재 CJ E&M이 문화창고와 화인담픽쳐스 지분 30%를 보유해 지상파TV측은 두 회사를 CJ E&M 기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CJ E&M 관계자는 “CJ E&M과 지상파TV의 경쟁관계상 지상파TV 작품 제안이 CJ E&M 소속 연예인에게 잘 오는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앞으로 문화창고와 화인담픽쳐스 지분을 100% 가질 계획이다.

응답하라 1988 포스터
응답하라 1988 포스터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 자본에 대항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도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든 이유다. CJ E&M 내부에 있을 때보다 제작비를 대폭 투자해서 드라마 양과 질을 높인다. 중국에도 드라마를 수출한다.

현대증권 보고서 ‘2016년 응답하라 콘텐츠 산업’에 따르면 2010년 9월부터 2015년 9월까지 5년 동안 한국 콘텐츠 기업 인수 등에 투자된 중국 자본은 1조92억원이었다. CJ E&M 관계자는 “지상파TV 등 국내 사업자와의 경쟁에만 매몰돼있으면 드라마 제작비와 수준이 비슷비슷해진다”며 “제작비와 드라마 질을 대폭 늘려 중국 등 글로벌 사업자에 맞서 국내 드라마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스튜디오드래곤은 스타작가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제작한다. 화앤담픽쳐스는 시크릿가든, 신사의품격, 상속자들 등 인기드라마 제작사다. 화앤담픽쳐스에는 ‘파리의 연인’ ‘상속자들’의 인기작가 김은숙 작가가, 문화창고에는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박지은 작가가 속해있다. CJ E&M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M과 별개 회사”라며 “다양한 작가와 많은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응답하라 시리즈, 시그널, 치즈인더 트랩 등 CJ E&M 드라마는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최근 종영된 응답하라1988의 경우 광고가 20회 완판됐다. 총 17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CJ E&M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tvN 채널 광고 단가 평균 30% 정도 상승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