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 어머니
빚 독촉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둘째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방임’으로 첫 구속됐던 어머니가 사실은 큰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15일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된 작은 딸(8)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방치한 혐의로 구속된 어머니 박모(41)씨로부터 5년전 큰 딸을 학대해 죽이고 야산에 암매장 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10월 26일 큰딸(사망 추정 당시 6세)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날에 걸쳐 베란다에 감금하고 밥을 굶게하며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한 박씨는 이모(45)씨 등 공범 3명과 함께 경기도 한 야산에 딸의 시신을 묻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경찰은 시신유기를 도운 박씨의 지인 백모(42·여)씨와 이모(45·여)씨도 구속하고 이씨의 언니(5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2009년 1월 서울에 살다가 두 딸을 데리고 가출한 박씨가 검거될 당시 작은 딸밖에 데리고 있지 않았고 큰 딸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들어갔다.
박씨는 수사 초반 “큰 딸은 2009년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 등의 거짓 진술을 했으나, 경찰로부터 실종신고도 되어있지 않은 점 등을 추궁받자 결국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지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