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에서 스마트홈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외산 가전 기업은 소외받고 있다.
통신사와 국내 가전기업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다 보니 외산 가전업체가 뛰어들 여지가 적다는 분석이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 가전 기업이 국내 통신사와 업무 제휴를 맺고 사물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일렉트로룩스, 테팔, 다이슨, 필립스 등 외산 가전 기업이 사물인터넷 적용 여지가 많은 대형 백색 가전보다는 소형 주방 기기나 청소기에 집중된 점이 주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일렉트로룩스 코리아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는 백색가전까지 모두 제품군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선보인 제품은 청소기와 주방 소형 가전 위주여서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기능이 강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 가전 기업과 국내 통신사간 커뮤니케이션에 제약이 있다는 점도 외산 가전이 국내 사물인터넷 부흥기 흐름에 뛰어들지 못한 이유다.
글로벌 가전 기업이 한국 지사를 세우면 대체적으로 인력을 최소화로 둔다.
사물인터넷 전문 인력을 두는 것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 본사와 본사 간 연락이 아닌 통신사가 외산 가전기업 한국 지사를 통해 연락을 취해야 하다 보니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
한 대형 통신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통신사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더 많은 가전기업과 제휴를 맺을수록 유리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사물인터넷 가전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시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보안 취약성에 대한 외국 기업의 우려도 존재했다.
독일 가전 기업 한국 지사 고위 관계자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으로 기기를 끄고 켜는 등 제어할 수는 있지만 통신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물인터넷 가전에 대해서는 일단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며 “글로벌 신뢰도와 명성을 중시하는 외국 기업이다 보니 사물인터넷 통신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현재 3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존 인터넷, 홈케어, 농업 등 분야에 적용돼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로 이 시장은 2022년 22조90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형 주방기기를 위주로 사업을 하는 중소 가전 업체를 제외하고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은 모두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맺은 상태”라며 “외산 가전 업체는 당분간도 사물인터넷보다는 자사 제품 판매와 마케팅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