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뇌는 5억년 전에 만들어졌다...일 연구팀 원구류에서 기본 뇌구조 발견

일본 이화학연구소 다세포시스템형성 연구센터와 효고의대는 척추 동물의 뇌 기본 구조는 5억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밝힐 수 있는 연구성과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뇌 구조는 척추 동물 진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는 게 정설이었다.

연구팀은 원시 척추동물인 먹장어와 칠성장어 배아를 분석했다. 이들은 턱이 없는 원구류이며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조상인 턱이 있는 악구류와 약 5억년전에 분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척색동물 종류와 진화단계
척색동물 종류와 진화단계

지금까지 칠성장어에서는 대뇌 일부가 되는 ‘내측기저핵 융기’와 소뇌가 되는 ‘능순’이라는 두 개 기본 영역이 확인된 바 없다. 따라서 뇌는 원구류가 분기한 이후 악구류로 발달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여겨졌다.

두 부분은 칠성장어 진화과정에서 퇴화했을 가능성도 있어 연구팀은 다른 원구류인 곰장어(먹장어) 배아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두 영역이 발생하는데 필요한 유전자 움직임을 확인했다.

칠성장어
칠성장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칠성장어 배아 유전자를 다시 자세히 조사한 결과, 두 개 영역이 확인됐다. 원구류에서도 다른 척추동물과 같이 뇌 기본 구조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곰장어는 심해 동물로 배아를 구하기 힘들었지만, 연구팀은 2007년 인공 번식에 성공해 얻은 배아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수정 1주일 후 칠성장어 배아와 수정 후 4~5개월된 곰장어 배아를 사용해 뇌 발현 유전자를 조사했다.

먹장어
먹장어

연구팀은 “척추 동물 진화에 대단히 초기 단계인 칠성장어와 먹장어에서 뇌 기본 틀이 형성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뇌 기본 구조는 원구류가 진화 과정에서 다른 동물에서 분리한 5억년 전후에 생겼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발견으로 동물 뇌 구조는 기존 이론보다 빠른 원구류와 다른 동물 공통 조상 시대에 이미 형성된 것이 확실해졌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원시적 생물 유전자를 조사해 동물 뇌 기원을 밝혀낼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