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가 지구를 위협하는 5대 메가 트렌드로 기후변화, 에너지고갈, 물 부족, 도시집중화, 빈부격차를 꼽았다. 단순히 보면 개별 문제지만 깊숙이 보면 기후변화 이외에 4가지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로부터 파생된 사안이다. 기후변화로 발생한 여러 위험 요소가 파급 경로를 통해 상호 영향을 미쳐서 지구 전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기후변화 문제는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소홀히 다룰 내용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기후변화 대응,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글로벌 협약·의무이행 등 규제에 맞춰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시장·산업이 위축되고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네거티브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새로운 에너지정책으로 연구·개발(R&D) 확대, 규제·제도 마련, 시장장애 요인 해소 등을 통한 기업체 최적가용기술(BAT:Best Available Technology)을 확보해야 한다. 시장·산업 활성화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포지티브한 선순환 구조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너지신산업 육성이야말로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너지사회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초연결(Hyper-Connected), 제로에너지 지향(Energy to Zero)이 특징이다. 이러한 에너지기술 패러다임 대전환에 대응한 에너지신산업, 수요관리 R&D 기본 방향은 △수요관리 기술 강화(Energy Security) △글로벌 에너지〃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기후변화대응 기술 중시(Energy Sustainability) △혁신적 성능 향상과 비용 저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혁신기술 개발(Energy Transformation) △에너지신시장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Creating Economy) 등에 맞춰져야 한다.
이 같은 네 가지 전략 방향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15 에너지 기술 전망’에 잘 나와 있다. 화석연료 중심의 중앙 집중형 에너지공급 시스템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청정에너지 중심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으로 변화, 2DS(2℃ 시나리오) 기술 측면에서 전력공급 탈탄소화와 최종사용 에너지의 효율화(Efficiency) 제고가 핵심 요소다.
에너지신산업, 수요관리 R&D 방향을 제안한다면 첫째 전력기술 중심의 스마트그리드에서 열을 포함한 에너지그리드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 비중이 지속 증가하는 전력화(Electrification)에 대한 해결책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기술은 열 거래 기반의 VENP(Virtual Energy Negawatt Plant) 설계, 운영기술, 산업단지·도심형 네트워크시스템 최적화, 지하철·하천수·발전소 온배수 등 미활용 에너지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를 통해 열에너지에 대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장진입 장벽 해소다. 이를 위해서는 자생적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한 비용 저감, 효율 향상, 경제성 확보를 위한 R&D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업종별 산업체 실태 조사를 거쳐 에너지·온실가스 잠재 감축 정도를 파악하고 비용효과 BAT를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융·복합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시장에서 반응할 수 있는 수익모듈을 제시하고, 민간이 예측 가능한 투자 시그널을 줘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피할 수 없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다. 기업 고효율·저탄소화 설비·공정 개선을 끌어내 기업체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핵심 수단은 기술개발을 통한 혁신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한 열쇠다. 이를 토대로 종합 에너지정책·제도를 연계해 추진한다면 탄소 배출을 절대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경제성장 장애 요인을 극복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기후변화가 탈동조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원장묵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요관리PD(공학박사) jmwon@ke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