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사람 마음을 얻는 데에는 조바심을 내면 안 됩니다. 천천히 대화를 하고 상대방이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이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원자력 홍보활동을 통해 얻은 교훈은 다름 아닌 기다림이다. 문화재단 조직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어려운 상황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에서부터 원전 계속운전과 폐로, 사용후핵연료, 영덕 주민투표까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지만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다.

[人사이트]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조직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산적해있는 이슈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던 상황. 조금은 성과와 결과에 치우칠 만하지만, 그의 선택은 끊임없는 소통이었다. 그동안 원자력과 방사선 관련 홍보가 일방향적이었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이 각각의 진영에서 자신의 목소리만 높여온 관행을 벗기 위한 시도였다.

“원전에 무조건적인 찬성과 반대처럼 이분법적인 사고를 지양해야 합니다. 에너지 문제로 기후변화와, 경제, 복지 등에 이슈를 대입하고 사고 영역을 확장하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교집합이 분명이 보일 것입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간결했다. 많이 만나고, 많이 얘기하고, 쉴 틈 없이 뛰어다닌 1년이었다. 이슈 민감성 때문에 누군가 선뜻 나서서 원자력 얘기를 하려하지 않으니 직접 전면에 나서며 사실을 알리고, 대화에 임했다. 조직도 예산도 반토막이 났지만 지난해 문화재단 활동을 역대 가장 활발했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원자력이란 무대에서 춤을 쳤다”며 “덕분에 이제는 많은 이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와 같이 춤을 추며 그들 의견을 가감 없이 얘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핵단체들과 대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더 이상 각을 세우기보다는 반핵진영과 생각을 공유하고 그들 제안과 원하는 바를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함이다. 과거처럼 서로가 자신 얘기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는 ‘찬성’과 ‘반대’가 아닌 ‘그래서 어떻게’를 고민해야 될 때라는 게 김 이사장 생각이다.

이미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다양한 의견도 교환했다. 반핵단체와 회의 결과를 취합 발표하기 위한 작업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쩌면 그동안 평행선을 달려온 원자력·방사선 문제가 단 한차례 소통 노력으로 해결되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처음부터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수도 오류도, 그리고 갈등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실패가 아니라 합의를 조금씩 다가가기 위한 단계입니다. 민주주의에서 대화와 논의는 필수적입니다. 문화재단은 원자력 분야의 국회라는 생각으로 찬성 측과 반대 측이 항상 대화하고 토론하는 장을 만들 것입니다.”


김 이사장은 “기후변화 앞에서 탈탄소 에너지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원자력도 기상이변과 식생의 변화 등 우리생활과 밀접한 부문의 영향을 고려해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人사이트]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