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이벤트나 사회 이슈가 있으면 이동통신사 트래픽이 급증하곤 한다. 올해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최종예선이 다가오면 이통사는 트래픽 소통 대책을 마련하고 대비에 들어갈 것이다. 또 다른 예측도 있다. 최근 분석한 빅데이터 결과를 보면 트래픽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날은 연말연시와 설날, 추석 같은 명절이 1, 2, 3위를 차지했다. 서로 안부를 전하고 덕담을 나누기 위해서다.
옛 선조부터 으레 이어져 오는 안부 인사는 과학 기술의 발달과 함께 여러모로 변화해 왔다. 2000년대 스마트폰 등장으로 사진, 동영상 등과 함께 많은 사람에게 동시다발로 안부를 물을 수 있게 됐다.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통이 쉬워지긴 했지만 잘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은 소통이 업무 생산성과 직결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을 간과할 수 없다. 한 예로 관리자와 직원이 언제든 의견을 주고받는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도입한 GE오일앤가스 사업부문은 1년 새 생산성이 5배 증가했다.
국내 기업은 1970, 1980년대의 경직된 상명하복식 의사소통 체계를 답습했다. 상명하복 체계는 조직 내에 침묵 현상(Organizational Silence)을 야기한다. 직원 간 소통 부재로 이어졌다. 결국 구성원 간 교류를 차단시켜서 협력을 통한 창조 결과물의 창출을 어렵게 만든다.
최근 기업은 기존의 낡은 답습을 버리고 좀 더 효율 높은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쌓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평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들 수 있다. 사내 동아리를 장려하거나 직무와 직책 구분 없이 사내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단일 호칭제를 도입한다. ‘업무 소통’의 적극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사내 인트라넷을 구축하기도 한다.
정보기술(IT) 전문 인력 부재와 비용 문제로 사내 서버를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다. 다행히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개인이 보유한 스마트 기기를 회사 업무에 활용하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원활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기 어려워 하던 기업에 새로운 대안이 생긴 것이다. 현재 많은 직장인이 개인 기기를 사용해 카카오톡, 라인, 밴드와 같은 B2C 서비스를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한다.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PC 등 기기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시대를 맞으면서 기업용 통합 커뮤니케이션(UC) 솔루션 성장으로 이어진다.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다자간 화상 통화, 개인용 메신저와 구분해 사용하는 기업용 메신저, 문서 실시간 공유 등 저마다 강점과 특색을 내세우고 있다.
저렴한 비용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 오피스 구축을 위해 많게는 수천만원 이상 투자해야 하던 공식을 깼다. 한 명당 커피 한 잔 값으로 스마트 오피스 구축이 가능하다.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대기업과 같은 스마트워크 플레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내 소통을 위한 기업과 개인의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효율 높은 방법을 적용해 더 나은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소통은 곧 기업 생산성, 이를 넘어 존폐로 이어질 수 있다. 정글 같은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은재 LG유플러스 BS사업부문장 eunjlee@lgu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