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전략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제원과 디자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 일상생활에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스마트폰 성능 향상의 의미가 퇴색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가야 할 새 방향을 찾은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6’을 열고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360도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기어 360’을 공개했다.
갤럭시S7·S7 엣지는 스냅드래곤 820(일부 지역·사업자별로 다를 수 있음),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4GB 램 등 최신 재원을 탑재했다. 디자인을 비롯해 갤럭시S7·S7 엣지와 비교해 두드러진 변화는 없었다. 후면 카메라 성능은 1200만화소로, 오히려 400만화소가 줄었다.
갤럭시S7·S7 엣지의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 기능 강화다. 차세대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 잡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위해 카메라, 배터리, 게임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갤럭시S7·S7 엣지는 전면과 후면에 조리개값 F1.7의 밝은 렌즈를 장착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하게 찍는다. 빠른 오토포커스를 위한 ‘듀얼 픽셀’, 오랜 시간 촬영한 영상을 압축해 짧은 시간에 보여 주는 ‘하이퍼 랩스’, 파노라마 촬영 중간중간에 피사체의 움직임을 기록할 수 있는 ‘모션 파노라마 기능’을 적용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동영상과 사진 촬영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했다.
갤럭시S7·S7 엣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과 고사양 게임 콘텐츠 시장 확대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게임에 최적화했다. 다양한 편의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 론처’와 ‘게임 툴스’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모바일, PC, 콘솔 등에서 사용하는 통합 차세대 표준 그래픽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불칸’을 지원한다. 불칸은 게임 실행 시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키고 효율을 극대화해 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S7 엣지와 같이 개인 밀착형으로 엔터테인먼트에 중점을 두는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LG전자 등 경쟁사도 이미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360도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기어 360’도 공개했다. 기어 360은 180도 범위를 광각 촬영할 수 있는 두 개의 195도 어안렌즈를 탑재했다.
두 렌즈가 찍은 영상을 하나로 합쳐 수평과 수직 어디든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직접 촬영한 콘텐츠를 기어 VR(가상현실)를 활용해 감상한다. 이 가상현실은 언팩에 참여한 5000명이 VR를 쓰고 동시에 체험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로 종합 경험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영역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어 360’ 공개 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등장,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VR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면서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으로 페이스북과 삼성전자가 VR 산업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