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23일 오후 7시 6분부터 시작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24일 새벽 12시 39분에 끝마치며 총 5시간 33분 연설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로 김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4년 4월20일 세운 국회 본회의 최장 발언 기록(5시간 19분)을 넘어섰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인 동료 의원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했다.
김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는 동안 단상 뒤 국회의장석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앉았다가 이석현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정갑윤 국회부의장(새누리당)이 바꿔 앉았다.
오후 11시쯤에는 이 부의장이 “김광진 의원 (발언 시작한지) 4시간 됐는데 목 괜찮겠는가”라고 물었고, 김 의원은 “조금 더 하겠다”라고 답하고 연설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평소와 비교해 낮은 톤으로 천천히 발언했다. 장시간의 연설에 대비해 체력을 아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를 하려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 김 의원은 입이 마를 때에는 물잔에 물을 따라 목을 축였다.
김 의원이 5시간 33분간의 발언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자 야당 의원들은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김 의원은 1981년생으로 만 34세인 19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다. 김 전 대통령이 5시간19분의 종전 최장 발언 기록을 세웠을 때는 만 38세였다. 현재의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당시 나이보다 4살 어리다.
김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마친 뒤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 발언을 시작했다. 문 의원 이후에도 더민주 은수미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이 차례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윤지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