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출시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문자메시지가 카카오톡과 유사한 통합 메시징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된다. 그룹채팅은 물론 대용량 파일 전송, 수신확인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기존의 문자메시지(SMS) 단점을 보완했다. SK텔레콤은 제조사와 협력해 오는 12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다.
제조사가 업그레이드하는 통합 메시징 서비스는 바로 ‘리치 인터넷 스위트(RCS: Rich Communication Suite)’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정한 표준기술 기반 통합 메시징 서비스(앱)다. 문자와 채팅, 파일 공유, 통화 중 영상 공유 기능을 제공한다.
RCS는 이동통신 업계가 무료 메시징 서비스에 잠식되는 메시징 플랫폼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개발됐다.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RC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2년 말 이통 3사가 ‘조인’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했지만 확산에 실패했다.
제조사와 이통사가 RCS를 다시 도입하려는 이유는 무료 메시징 서비스가 많지만 카드수신문자, 택배정보, 쇼핑정보 등 용도에 따라 여전히 문자메시지가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과 경쟁한다기보다 현재 문자서비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두 제조사가 도입하려는 RCS 앱은 그룹채팅, 대용량 파일 전송, 스티커 활용, 수신확인 등 메시징 앱 기본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가 자체 RCS 앱을 출시하면 더욱 고도화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올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엔 제조사와 이통사가 각각 RCS를 만들어 서비스했는데 통신 처리는 제조사, 사용자 앱은 이통사가 각각 개발하는 방식의 ‘터미널(T) API’가 지난해 표준화됐다”면서 “이번 MWC에서 SK텔레콤이 T API 상용화를 위한 버전을 들고 나왔더니 여러 사람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가 문자메시지 앱을 RCS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소식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6’ 현장에서 흘러나왔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23일(현지시각) 기자단 간담회에서 최근 구글이 GSMA에 RCS 분야 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18개 이통사가 구글과 RCS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후 SK텔레콤은 국내에서 제조사와 자사가 공동 개발하는 RCS 서비스가 나온다고 밝혔다.
관건은 요금이다. 문자메시지는 건당 요금을 기본으로 받는다. RCS 역시 기능은 업그레이드되더라도 과금 체계는 같다. 과거 국내 조인은 초기 무료서비스 후 유료화를 계획했지만 가입자가 없어 유료화를 하지 못했다.
무료 메시징 앱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유료 RCS는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화·문자 무제한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확산되고 있어 유료화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RCS는 카카오톡과 경쟁하려는 게 아니다. 카톡과 문자를 쓰는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문자를 사용할 때 사용자경험(UX)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라면서 “앱을 진화시켜 나가다 보면 필요한 사람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CS 주요 기능(과거 ‘조인’ 기준)
-문자, 채팅, 그룹채팅, 대용량 파일전송, 위치공유
-통화 중 영상·사진·위치정보 전송
-스티커 활용
-수신확인
바르셀로나(스페인)=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