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시즌2를 기다린다

함봉균 기자.
함봉균 기자.

우리 집에 에너지절약 감시자가 떴다. 여덟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 녀석이다. 몇 주 전부터 방이나 거실,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올 때마다 따라 다니면서 하는 말이 ‘아무도 없는 곳은 불 끄기’다.

말과 함께 조명 스위치를 내려 대는 통에 ‘방에 다시 들어갈테니 켜 둬’라는 말을 하려다 참는다. 여덟살짜리 기억에서 ‘에너지 낭비’는 나쁜 것이란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애니메이션 메인화면.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애니메이션 메인화면.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을까 궁금했다. 돌아온 답은 “컴퓨터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알게 됐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뭘 하나 지켜보니 포털사이트 어린이코너에서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이란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다.

3년 전 정유업계 출입 당시 SK이노베이션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에너지절약 교육 애니메이션을 제작·공개했다는 기사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단순히 홍보·마케팅 차원에서 배포한 애니메이션이겠거니 생각하고 잊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우리 애가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애니메이션 캡쳐. 에너지낭비 몬스터 펑펑이가 전원을 마구 켜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모습.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애니메이션 캡쳐. 에너지낭비 몬스터 펑펑이가 전원을 마구 켜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모습.

애 옆에서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니 왜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에너지낭비 몬스터 ‘줄줄’과 ‘펑펑’에게 맞서 ‘엔크’와 ‘린’이 에너지절약 미션을 수행해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지켜 내는 스토리다. 지구를 지키는 엔크와 린이 하는 일은 ‘아무도 없는 곳 불 끄기’ ‘보지 않는 TV 전원 끄기’ ‘냉장고에 음식물 가득 채우지 않기’ 등 어린이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다.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되는 일이 이렇게 쉽다고 알려 주니 영웅이 되고 싶으면 실천하지 않고선 못 배기게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은 총 20화로 종료됐다.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애니메이션 케릭터 소개.
엔크의 에너지 대모험 애니메이션 케릭터 소개.

에너지절약 교육은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프로그램이 시즌 2, 3으로 이어져서 재미와 에너지절약 메시지를 계속 전해 주길 기대한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